제주 '평화의 소녀상' 방명록 '막말'로 얼룩
제주 '평화의 소녀상' 방명록 '막말'로 얼룩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1.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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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평화나비, 공공조형물 지정 지속 추진

 

제주지역 ‘평화의 소녀상’을 다녀간 일부 방문객들이 방명록에 ‘막말’을 남기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찾아간 제주시 노형동의 방일리공원. 이곳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도내 대학생들은 최근 겨울을 맞아 소녀상에 털모자와 목도리, 담요 등을 입혀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소녀상 옆으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방명록도 마련됐다.

방명록을 확인해보니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후손들이 기억하겠습니다’, ‘소녀상에 따뜻한 난로를 놓아주자’ 등 훈훈한 기록들이 남겨져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방문객들이 방명록 운영 취지와 동떨어진 문구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방명록에는 ‘먹을 것이 있는데 혼자 처먹느냐, 나 좀 다오’, ‘예수 믿고 복 받읍시다’ 등이 남겨져 이를 본 방문객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모씨(36·제주시 노형동)는 “몰지각한 몇몇 방문객이 방명록에 아무런 말이나 적어 놓으면서 소녀상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 것 같다”며 “행정에서 소녀상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방일리공원에 소녀상을 건립한 도내 청소년·대학생·청년 네트워크 제주평화나비는 2016년부터 제주도와 제주시에 공공조형물 지정을 요청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제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지원 조례’가 제정돼 제주도가 소녀상을 관리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기념사업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제주평화나비 측은 소녀상 훼손 시 처벌 등 체계적인 관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공공조형물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류미선 제주평화나비 대표는 “일부 도민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고 방명록에 안좋은 말들을 남기고 있다”며 “올해 범도민 서명 등을통해 소녀상이 공공조형물로서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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