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손때가 묻은 알록달록한 교과서와 어머니의 테왁, 6‧25전쟁 때 입었던 여군의 군복 등 제주 사람들의 기증으로 마련된 전시장에는 옛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제주교육박물관(관장 김희운)은 다음 달 10일까지 도민들이 기증한 옛 물건을 전시한 ‘아름다운 공유전’을 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3만6511건의 자료 중 90%에 달하는 3만3000여 건의 자료는 기증을 통해 수집됐다. 그리고 이번 전시는 재작년 기증자료 496건 중 132건을 ‘생활’과 ‘직업’, ‘교육’으로 나눠 선보이고 있다.
‘생활’ 파트에서는 옛 제주인들이 사용했던 도민증과 연하장, 족보 등이 전시돼 있다. 제주 지역에서 빙떡이나 빵 등을 담아뒀던 도시락 형태의 대나무 그릇인 차롱도 구경할 수 있다.
‘직업’ 파트에서는 해녀의 테왁과 물질도구(빗창‧까꾸리‧칼), 6‧25전쟁에 참전했던 고남화 대령의 군복 등 제주인의 다양한 직업을 나타내는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교육’ 파트에서는 어린 시절 사용하던 옛날 교과서와 시험지, 학교종, 졸업앨범 등 추억을 담은 기증품이 선보이고 있다. 제주일고의 ‘일맥’ 창간호와 사라져가는 주판 등도 마련돼 있다.
또 옛 선조들이 농사지을 때 달마다 해야 할 일을 노래로 만든 ‘농가월령가’를 제주어 서예작품으로 완성한 정해정씨의 기증품도 눈에 띈다.
한편 제주교육박물관에는 도민들의 후원으로 매해 약 300~400여 점의 옛 물건이 기증되고 있으며 해마다 기증된 작품을 모아 기증전을 열고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