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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담금, 왜 도민 세금으로 내는가
장애인 부담금, 왜 도민 세금으로 내는가
  • 제주일보
  • 승인 2019.01.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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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들이 법으로 정한 장애인 의무 고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애인 고용 의무 불이행 기관 및 기업 명단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의무 고용을 이행하지 않은 도내 공공기관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등 모두 19개로 나타났다.(201812월 기준)

제주대 산학협력단의 경우 상시 근로자가 303명 규모로 의무 고용 인원이 10명인데 단 1(0.33%)만 채용했다. 412명이 상시 근로하는 제주감귤농협은 장애인 의무 고용 인원이 12명이나 5(1.20%)만 채용했다.

제주연구원은 상시 근로자는 109명으로 장애인 3명을 의무 고용해야 하지만 실제 채용 장애인은 단 1(0.92%)에 그쳤다. 민간 기업 중에서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정부는 취약계층인 장애인들의 취업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 1991년부터 장애인 의무 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의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은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의무고용률도 상시 근로자의 3.4%(공공기관), 3.1 %(민간)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각각 0.2% 포인트 높였다. 또 고용 실적이 저조한 기업 명단도 공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장애인 고용 의무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예산을 편성해 고용부담금 납부로 대신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예산이 뭔가. 도민 세금이 아닌가. 자기들은 도민이 낸 세금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대신하면서 도민들에게 장애인 고용을 독려하고 있다니 이런 뻔뻔함이 어디 있나.

장애인 고용 제도의 취지는 고용을 늘리는 데 있다. 부담금을 납부했다고 책임을 다하는 게 결코 아니다. 더욱이 부담금을 도민 세금으로 낸다면 그게 부담(負擔)’인가.

이렇게 짝짜꿍하고들 있으니 이건 한 마디로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이다. 부담금을 세금이 아니라 기관장이나 간부 자기 돈으로 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고용을 하지 않아서 예산을 쓰는 공공기관장의 처사는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행위다. ‘내 돈이 아니니 얼마든지 내도 괜찮다는 말인가. 세금으로 부담금으로 대체하려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지키지 않으면 돈만 물릴 게 아니라 형사고발 등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예산이나 공금을 부담금으로 낭비한 기관장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란 단순히 소득 보장에 그치지 않고, 노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통로와도 같다. 장애인 복지의 기본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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