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예회관 개관 30주년 기념사업을 펼치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축하와 격려의 말씀, 새로운 희망을 담은 주문을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공통적인 요청은 “문예회관이 시대 변화에 맞춰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요지였다.
어찌 보면 단순한 문화유산의 하나일 수 있지만 그 문화 공간이 한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의 조언인 셈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계층의 욕구를 아우르고 녹여낼 수 있는 기획공연 추진과 모든 도민들이 이용하고 함께 할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의 전시‧공연이 열리길 원한다”고도 했다.
또 “제주 청년 예술가에게는 희망의 공간으로,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의 문화 놀이터로, 도민에게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애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각인되길 바란다”고 했다.
모두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진단이다. 이는 그동안 이 공간이 주로 예술 행위자들을 위한 관심사에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이를 즐기고 향유하는 관람자들을 위한 공간의 배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임을 강조한 말이라고 하겠다.
새해를 맞으며 생각해보게 된 것은 ‘기본의 충실함’이다.
언젠가 우당도서관을 방문했다가 현관 벽 한 액자의 글씨에 한참 눈길이 멈춘 적이 있었다. 소암(素菴) 현중화(玄中和) 선생의 필적인 ‘淸愼勤(청신근)’이란 세 글자로 된 글인데, 바로 청렴(淸廉), 근신(謹愼), 근면(勤勉)의 뜻을 지닌 말이다.
나중에 이 표현의 전고(典故)를 찾아보니 이는 관료로서 지녀야 할 최고의 필수 덕목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유래했음을 알아냈다.
이 말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항상 초심(初心)을 강조하고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세 글자에 주목하면 바로 해결될 것이다.
올 한해 다른 어떤 거창한 계획보다도 나름대로 이의 실천이 의미 있는 성과임을 새삼스레 느껴본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소통할 수 있는 역량 또한 필요로 함은 물론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