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도입은 대한민국 교육 전환점 될 것"
"IB 도입은 대한민국 교육 전환점 될 것"
  • 홍성배 기자
  • 승인 2019.01.0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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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 신년 대담 통해 평가의 혁신 의지 표명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IB(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은 대한민국 교육 역사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IB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평가의 혁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기해년 시작을 앞둔 지난 연말 교육감 집무실에서 제주일보와 2019년 신년 대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육감은 “평가를 혁신해야 교육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희망을 만들 수 있다”며 평가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행정 지원 혁신과 리더십 혁신을 추진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이와 함께 교육복지특별도 실현과 제주교육 공론화 위원회 운영,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환경 조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교육감 재선으로 ‘시즌 2’의 첫 해를 맞는 소회는.

-우선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길 기원한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제주일보’에 감사하다. 제주일보를 비롯한 언론이 많이 도와줬다. 그 덕분에 ‘시즌 2’가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거듭 감사드린다. 아시다시피 치열한 선거를 치렀다. 선거 끝나자마자 직무 복귀해 여기까지 왔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몸과 마음에 선거 피로가 남아있다. 그래도 도민들과 아이들을 바라보면 힘이 난다. 소중한 권한을 위임해준 도민들의 뜻을 항상 떠올리며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 뜻을 잊지 않고, 주어진 소명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이 한명, 한 명이 존중 받는 제주교육'을 내건 2019년 제주교육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에서부터 존중받길 바란다.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수능 체제에 맞춘 지금의 평가로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은 정답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다양한 생각을 부정해야 한다.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평가 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 숙명여고 사태 및 불수능 논란 등은 결국 평가의 신뢰‧공정성에 대한 문제에서 기인한다. 평가를 혁신해야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희망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방향성에서 평가 혁신을 추진할 것이다.

▲IB(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과 관련해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IB 공론화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론화가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을 들을 때마다 솔직히 답답한 심정이다. 2017년 제2회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 주제가 ‘평가혁신’이었다. IB를 비롯한 다양한 평가 혁신 사례와 국내 적용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 2018년 초 IB도입 방향을 밝힌 뒤 지금까지 공론 과정을 거쳤다. 언론에서도 계속 보도하며 여론을 조성했다. IB도입에 대한 용역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도 주요 토론 주제가 됐다. 전교조 제주지부와 함께 토론회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일부 역점 사업 추진과 관련해 전교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전교조는 동반자적 관계다. 교육 발전의 중요한 축이다. 아시다시피 제 삶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렇기에 전교조와 허심탄회하게 열어놓고 소통한다.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건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리다. 제주교육이 나아가야 할 큰 틀의 원칙, 방향성은 함께하고 있다.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하는 데서 다소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이다. 외양적으로 비춰지는 모습만 보며 ‘갈등’으로 규정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서로를 신뢰‧존중하며 치열하게 소통하고 토론할 것이다. 그것이 제주교육의 건강한 모습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일주일간 ‘학교살이’를 하며 체험한 현장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학교 현장을 체험할 생각은 없나. 나아가 교육청 간부들이 일정 기간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만들 생각은 없나.

-조희연 교육감 학교 현장 체험을 언론보도로 접하면서, 학교 현장이 그리웠던 것이 사실이다. 교사로 일했던 시간, 아이들을 만났던 시간들도 새록새록 떠올랐고. 평생 교사로 살았다. 교육감인 지금도 평생 교사의 마음으로 살고 있다. 조 교육감은 교수 출신이어서 초·중등 학교 현장의 생생한 경험이 간절할 것이다. 반면 나는 평교사 경험을 인정받아 교육감이 됐다. 현재 정책 방향과 내용이 만들어진 토대가 학교 현장이다. 이는 인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사 기준 1순위가 학교 현장 경험이다. 조희연 교육감과는 갖고 있는 경험의 지평이 다르다고 이해해줬으면 한다.

▲ ‘시즌 1’을 마치면서 미처 하지 못해 후회했던 일은 없나. 덧붙여 ‘시즌 2’에서 이것만은 꼭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아쉬웠던 건 ‘국립 해사고 설립 불발’이다. 모든 역량과 네트워크를 동원해 성사에 최선을 다했지만 기재부 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금도 많이 아쉽다. 동문, 지역주민 등과 협의하며 1월 중에 대안을 마련하겠다.

올해 IB프로그램 도입을 통한 평가 혁신에 주력하겠다. IB DP 한글화 도입의 총론은 IBO와 합의를 봤다. 한글 번역과 관련해 협력각서(MOC) 세부 문구 조정 중에 있다. IB 한글 도입은 대한민국 교육 역사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IBO와 계약을 하면 학교 선정 및 세부 운영 방침 마련에 착수할 것이다.

▲ 그 밖의 새해 역점 추진 사업을 든다면.

-제주 공교육을 국제 학교 수준으로 높일 것이다. IB 도입을 통한 평가 혁신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 지원 혁신과 리더십 혁신을 추진한다. 행정 지원 혁신을 위해 조직 개편을 한다. 교육청과 지원청이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다. 리더십 혁신은 교장 공모제를 확대하면서 학교마다 고유의 전통과 교육 과정을 뿌리내릴 것이다.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의 가시적 결과를 만들고,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 지원으로 학습복지를 이루겠다.

‘교육복지특별도’ 실현에도 노력하겠다. 유·초·중·고 전면 친환경 무상급식을 안착시키고, 중학교 무상 교복 지원도 안정된 기반을 만들겠다.

‘제주교육 공론화 위원회’를 운영하고, 학교 생태 숲과 기적의 놀이터 조성 등을 통한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새해 도교육청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많이 가는 것 같다.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많다.

-정책을 추진할 때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예산이 있는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무르익었는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가. 여기에 문제에 대한 대안을 늘 마련한다. 처음 가는 길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현실과 당면 문제에 대한 충실한 분석을 거친 뒤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법과 제도, 대안이 없는 정책을 추진할리 만무하다. 그리고 정책마다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공통된 방향성을 담고 있다. 그 목표는 모두가 합의할 것이다. 정책에 담긴 공통의 목표를 충실히 공유하며 안정적으로 걸어가겠다.

 

 

 

홍성배 기자  andhon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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