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자연·역사 잉태한 ‘근원 공동체’…미래 만드는 ‘보물’
[신년 기획] 자연·역사 잉태한 ‘근원 공동체’…미래 만드는 ‘보물’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12.31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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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원류를 찾아서-한라산

은하수인 운한(雲漢)’을 끌어당길 만큼 높다는 뜻을 담고 있는 한라산(漢拏山). 600년 이전인 조선시대 문헌에서부터 등장하는 한라산은 탐라 역사를 이어온 제주와 그 속에서 살아온 제주인에게 있어 지형지질학적 의미를 뛰어넘는 근원적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한라산이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곧 한라산이라는 보편적 인식도 이와 맞물려 있다. 그만큼 한라산은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만든 태생적 근원이자 미래를 만들어갈 대표적 상징으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제주 자연의 근원=한라산은 세계적으로 천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주 자연의 모체로 평가받을 정도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계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는 지질학적으로 약 180만년 전부터 100여 차례 이상 일어난 화산활동에 따른 분출물로 형성된 화산섬이다. 섬 중앙에 한라산이 자리를 잡으면서 화산 폭발 당시 동서남북으로 방패 모양의 지형을 이뤄 지금의 제주를 품고 있는 대표적인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한반도 남쪽의 최고봉(1950m)인 한라산은 정상에 자리한 화구호(火口湖)인 백록담과 가파른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영실기암, 백록담을 에워싼 4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절경과 이국적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생물 종 다양성 측면에서도 한라산은 생태계 보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4000여 종의 국내 자생 식물 가운데 절반인 2000여 종이 서식하고, 160여 종의 조류를 비롯한 동물·곤충의 주요 서식지로 살아있는 생태공원으로 불린다.

한라산 해발 높이에 따라 난대림·온대림·한대림이 공존하는 자연 환경은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 및 보호야생종의 절반 정도가 제주에 분포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다=한라산은 독특한 화산지질·지형과 다양한 생물종·생태계 등에 힘입어 국내 최고의 명산이자 세계적으로도 보호해야 할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196610월 천연기념물 제182호인 국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19703월에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내년에는 의미 있는 반세기를 앞두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의 총 면적은 153.332, 도내 전체 면적의 8.3%에 이른다. 천연보호구역은 91.62, 전체 국립공원 면적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한라산은 이후 국제적으로도 뛰어난 지질·생물학적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인증됐다.

여기에 국립공원 내 물장오리습지와 1100고지습지, 숨은물뱅듸습지 등이 잇따라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으면서 한라산은 유네스코 3관왕과 람사르습지 등 4대 국제보호지역을 동시 보유한 세계에서 유일한 자연유산으로 위상을 높였다.

미래 천년대계 준비=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한라산은 이에 걸맞은 국제적 수준의 보전·관리 시스템 구축 및 실행을 통해 자연·역사인문학적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라산을 한라산답게 보전하면서 세계적인 자연 브랜드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천년대계 비전과 플랜 수립이 최우선 과제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부터 관련 용역을 통해 더 아름다운 한라산! 세계인의 보물로!’라는 비전 아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10대 핵심과제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라산 천년대계 10대 핵심과제는 한라산의 국제브랜드 가치 제고와 남북 학술교류 사업 추진, 한라산 아카이브 구축, 기후변화 대응 및 생물다양성 증진, 지속가능한 백록담의 보전 및 관리, 국립공원 지정 50년 기념사업 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새해부터 본격 추진될 계획이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라산의 지형지질학 가치와 도민과 함께 해온 역사인문학적 영향을 고려하면 한라산은 제주의 원류라 할 수 있다앞으로 한라산의 세계적인 가치를 공유하면서 보전과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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