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발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2.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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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한의사

인류 진화 과정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을 꼽으라면 단연 직립보행을 들 수 있다. 두발로 서게 된 순간부터 우리의 골격은 중력을 잘 견뎌낼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해왔다. 직립으로 수많은 이점이 생겼지만 반대급부로 요통도 발생했다. 네발로 걷는 동물은 척추에 통증이 적다. 체중을 전후좌우에서 네 다리로 고르게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사람은 두 다리로 지탱하기 때문에 부담이 배이상 크고 한쪽으로 틀어지기도 쉽다. 다행인 것은 이 부하를 발에서 절묘하게 추진력으로 바꾸어 큰 무리 없이 앞으로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바르게 걷는 것은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급성으로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생겼을 때 한동안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 것도 쉴 틈 없이 우리 몸을 지탱하고 있는 관절과 근육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양이 길어지면 근손실이 커지고 관절이 굳게 되므로 비교적 빠른 복귀가 필요한데 복귀 진단의 포인트는 바르게 걸을 수 있는가이다. 느리더라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걸을 수 있으면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올바른 보행방법은 가슴을 펴고 몸통이 많이 흔들리지 않도록 아랫배에 힘을 살짝 준 상태에서 발의 뒷꿈치부터 닿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발바닥을 거쳐 엄지발가락까지 체중을 이동시켜 발을 떼는 것이다. 한때 마사이 워킹이 유행하며 관련 신발이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마사이족들은 맨발로 다닌다. 현재 통증이 없는 사람이라면 신발 도움 없이도 마사이 워킹을 할 수가 있는데 위와 같은 ‘Heel to toe’만 기억하면 쉽다. 운동을 위해 걷는 분들이라면 30분 이상, 심박수가 빨라지고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강도면 좋다고 본다. 익숙해지면 점점 시간과 속도를 늘려나간다. 항상 과유불급이라, 정도를 벗어나면 그만큼 관절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오래 걷는 것이 남들보다 힘들고 쉽게 지친다면 자신의 발 모양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발 모양은 아치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평발과 오목발로 구분한다. 아치가 낮은 평발하면 박지성 선수의 발을 떠올리면 되는데 이처럼 발 모양 자체가 평발인 사람이 있고, 체중이 실릴 때만 평발로 바뀌는 사람이 있다. 후자와 같은 경우는 본인이 평발인지 모른다. 앉아서 자신의 발을 보면 보통 사람의 발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발은 충격흡수도 잘 안되고 땅을 박차고 나아가는 추진력을 얻기가 어려워 발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신발 내측을 높여 아치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것이 좋다. 신발 뒷부분의 바깥쪽이 유독 닳아있거나, 앞꿈치 중간부분에 굳은살이 있거나 무지외반증이 있는 경우 의심해볼 만하다. 발바닥이 움푹 들어간 오목발의 경우도 있는데 발목을 삐기가 쉬워 신발 바깥쪽을 높여주는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적극적인 스트레칭과 발마사지를 통해 발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새 연말이다. 연말은 한해를 마무리하며 잦은 약속과 음주생활로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시간도 없고 헬스장이 멀다고 느껴질 때, 비용도 들지 않고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것도 아닌 좋은 운동이 있다. 걷기를 해보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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