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공앱
공(空)공앱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8.12.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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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언제 오지’,  ‘어디 갈만한 곳 없을까’, ‘오늘 뭐 버리는 날이더라.’

일상에서 흔히 생기는 궁금증이다. 이처럼 버스 도착시간, 주변 관광지,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품목 등의 확인이 필요할 때 우리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다양한 앱들을 활용할 수 있다. 시행주체가 직접 제공하는 만큼 자연스레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라는 믿음도 생기게 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수의 공공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올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공공앱 771개 중 139개(18%)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이외 442개(57%)는 유지, 190개(25%)는 개선 대상에 포함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양 행정시의 공공앱도 정비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제주도의 ‘제주4‧3길’과 서귀포시의 ‘관광지음성안내앱’이 성과평가에서 40점 이하를 기록, 폐기권고를 받았다.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6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제주4‧3길은 누적 다운로드 수 260건, 현재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64명에 불과했다. 관광지음성안내앱은 2015년 1월 서비스 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857건, 현재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47명으로 집계됐다. 정비계획을 제출해 폐기는 면했으나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재차 폐기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제주 공공앱의 허술한 운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0월 기자가 취재한 결과 ‘안심제주’는 수개월째 주요 기능이 먹통된 채로 방치돼 있었다. 이밖에도 혈세를 들여 개발된 주요 공공앱들이 부족한 홍보 및 서비스, 안일한 관리, 저조한 이용률 등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소중한 혈세를 들여 만든 만큼 운영에 공(功)을 들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공공(公共)’앱은 그저 쓸모없는 ‘공(空)공앱’으로 남게 된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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