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의 희망과 기회, 도민이 이끌어야 된다
농업·농촌의 희망과 기회, 도민이 이끌어야 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2.18 19: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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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최근 고공행진을 하던 감귤 값이 출하량 급증으로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고, 평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와 잦은 비는 월동작물의 작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농민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남북 해빙 무드로 바로 눈 앞에 보이던 백두산 길도 잠시 정체돼 있고 각처에서 변화와 노림수들이 난무하지만 우리는 제주가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제주 농업의 근간을 떠받치고 있는 감귤산업이 과연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심히 우려된다.

그동안 경쟁력 있는 자체 품종 개발과 생산은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고 가장 쉬운 일본에서의 훔쳐보기, 베껴보기가 관행처럼 돼 발 빠르다고 인정받아온 일부 농업인의 판로는 사실상 막혀 있어 전량 폐기 위기에 처해 있다.

끊임없는 고심과 투자, 그리고 인내와 도전이라는 과제에 대해서 농정당국의 끊임없는 고민을 요구한다.

1986년 아시안게임을 기준으로 제주의 제1 산업으로 부상한 관광산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불과 14년 전 500만명이던 관광객이 9년 후인 20131000만명을 넘기더니 이후 3년 만인 20161580명을 돌파해 버렸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성장을 이뤘던 사례가 과연 있었을까?

1500만명 관광객 시대에 열광하고 있지만, 제주에는 많은 생채기도 나고 있다. 공항, 주차, 도로, 상하수도, 쓰레기 등 예측되지 못한 난제가 도정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다행히 제주 관광산업의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을 위한 수많은 논의가 각각의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연초부터 필자가 속한 단체와 제주관광공사, 생태관광협회, 그리고 6차 산업협회 등이 논의를 시작해 도내 지역 관광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15개 기관·단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지난날 지속가능한 지역 관광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지역 관광에 관심 있는 300여 명의 도민이 운집한 가운데 많은 의견과 논제가 도출됐다. 앞으로의 숙제는 그 의제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엮고 풀어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송재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제주 관광산업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불균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 강조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라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관광 정책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결국은 공급자인 우리가 변해야 하고 스스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때 한 사람이 바뀌면 모든 시스템이 변할 것이란 희망과 기대 속에 시대의 흐름을 변화시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우리 농업·농촌은 정책의 중요도에서 저 끝자락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희망이 생겼다.

이달 초 농어업, 농어촌 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6718일 처음으로 농어업발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된 후 여러 차례 조금씩 변형된 유형으로 발의되다가 이제 확정된 것이다.

농어업, 농어촌 발전의 지속가능한 방향을 협의하고 대통령 자문에 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가 구성되고 그동안 수없이 논의됐던 농어업과 농어촌의 발전 및 공익적 기능 실현, 복지 증진, 농어촌 생태·환경·자원의 체계적 보전 및 효율적 이용뿐만 아니라 우리 농어촌의 다원적 가치 실현 등 그간 폄하돼 왔던 우리 농어촌에 대한 관심도를 증폭시키고 정책에 적극 반영할 수 있는 활로가 뚫린 것이다.

때를 같이해 농업·농촌과 관련된 수많은 소리를 정제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도 같이 키워나가야 비로소 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은 어느 날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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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2019-02-21 11:41:26
칼럼 너무 잘 읽었습니다. 칼럼의 내용이 너무 좋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잘 말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