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저금리 대출’ 빙자 금융 전화사기 기승
제주서 ‘저금리 대출’ 빙자 금융 전화사기 기승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2.18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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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45건에서 올해 1~11월 324건 급증
피해 규모도 15억여원에서 33억원으로 늘어

제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35)는 지난 6일 B캐피탈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고금리 대출 이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A씨는 전화를 걸어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B캐피탈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했다. 이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한다는 상담원의 설명에 A씨는 곧바로 700만원을 송금했지만 이후 B캐피탈과 연락이 두절됐다. 금융회사를 사칭한 대출 사기에 꼼짝없이 당한 것이다.

높은 대출 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건수는 2016년 245건, 2017년 324건, 올해 1~11월 396건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피해 규모 역시 2016년 15억1000만원, 2017년 25억 4000만원, 올해 1~11월 33억원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은 대부분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거나, 대출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30~50대를 대상으로 성행하고 있다.

‘정부 지원 대출상품’ ‘저금리 대출’ 등의 문구를 기재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기존 대출금을 우선 송금토록 하거나 수수료를 내야한다는 수법으로 돈을 편취하고 있다.

특히 악성코드가 식재된 금융기관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토록 유도한 후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으로 전화를 걸면 사기범 일당에게 연결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방청 관계자는 “지능범죄수사대와 각 경찰서 수사팀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벌여 올해에만 44명을 검거하고, 계좌를 빌려준 389명을 적발했다”며 “대출을 빌미로 앱 설치를 요구할 경우 전화 금융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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