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소 기각 청구 들은 4·3 수형 생존인 '환호'
검찰 공소 기각 청구 들은 4·3 수형 생존인 '환호'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8.12.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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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생존수형인과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가 17일 결심공판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대와 소감 등을 전하고 있다.
 

"날개가 없어 못 날 정도다"

검찰의 공소 기각 청구로 사실상 무죄 선고만을 앞둔 4·3 수형생존인들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평국 할머니(88)는 이날 결심공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날개가 없어 못 날 정도다. 참 좋다”며 “이건(4·3 재심)은 사람 하는 짓이 아니다. 재판이 내내 잘 되서 (사실상) 무죄 구형을 받으니 좋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처음 재판에 갈 때는 어디 말도 못하고 이웃이 어디 갔다 왔느냐 물으면 그냥 놀러 다녔다고 말했다”며 “10년 전이었으면 일어나서 춤이러도 췄을 텐데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박동수 할아버지(85)도 “70년 전 억울안 한을 말끔히 씻어주신 것 같다”며 “너무 고맙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양근방 할아버지는(86) “70년 동안 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살았는데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며 “우리 4·3 재심 청구인 18명이 바라는 것은 무죄 선고”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우룡 할아버지(93)도 “아무런 죄 없이 7년 6개월을 옥에 살았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해 재판에 나왔고, 이제 부끄러운 마음을 덜 수 있게 됐다”고 감격했다. 

이들의 재심 청구를 이끈 양동윤 제주 4·3도민연대 대표는 “재판이 잘 풀린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무죄 선고되는 날까지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심공판을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직무대행도 “이번 재판이 불법적인 군사 재판으로 피해 입으신 분들이 구제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검찰의 공소 기각 청구를 환영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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