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피해 어렵게 살았다…난민 인정해 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
“폭격 피해 어렵게 살았다…난민 인정해 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2.1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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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난민 인정자 예멘인 2명 정부에 감사 전해
모두 반군 비판 보도 한 기자출신…박해 위협 커
인도적 체류 허가자들은 “무척 아쉽다” 한목소리
난민 인정 예멘인 사진
난민 인정 예멘인 사진

 

“난민으로 인정해줘서 고맙습니다. 전쟁의 비극에 놓여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 닥친 14일 제주시 모처에서 만난 예멘 출신 난민 인정자 2명은 기쁨과 아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고향 예멘에서 반군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한 기자들이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후티 반군으로부터 납치돼 살해 협박을 받았던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먼저 입을 연 A씨는 “처음 제주에 도착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무척 기쁘다.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 혼자 생각하고 있다”며 “난민으로 인정해 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A씨의 옷깃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노란 리본 배지가 달려있었다.

의미를 알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A씨는 “알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등학생들을 기리기 위해 배지를 달았다”고 답했다.

함께 온 B씨는 고향에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B씨는 “예멘에서는 폭격을 피해 어렵게 살아야 했다. 이곳 제주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당분간은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무엇을 할지 결정할 계획이다”고 얘기했다.

이어 “가족들이 고향에서 힘들게 살고 있기 때문에 초청하고 싶다. 특히 어머니가 걱정된다”며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인도적 체류를 하게 된 친구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이들의 곁에는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친구들도 함께 자리했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예멘인들은 동료들의 난민 지위 인정에 무척 기뻐하면서도 보다 많은 예멘인들이 함께 인정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C씨는 “생명에 위협을 받고 이곳에 왔다. 난민으로 인정된 친구들도,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친구들도 모두 살기 위해 난민을 신청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500여명 중에 단 2명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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