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과 저승 사이의 영적인 시공간 열리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영적인 시공간 열리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8.12.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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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스페이스 공연

제주의 오랜 미학과 디지털이 만나 이승과 저승 사이의 영적이고도 아름다운 시공간이 열렸다.

안무가 송해인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 문예회관소극장에서 제주큰굿의 생체에너지를 디지털로 구현한 ‘엣지 스페이스 제주’를 선보였다.

‘엣지 스페이스’는 생체에너지인 ‘키모스페어’를 지역의 토양과 문화에 맞게 디지털로 구현하는 작업이다.

이번 공연은 제주에서 도내 무속의례 중 최대규모인 ‘제주큰굿’을 바탕으로 제주의 만신 서순실 심방과 오용부 심방, 제주를 대표하는 전통예인 (사)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대표 양호성) 단원들이 펼치는 신명나는 굿판을 통해 제주의 본질적 에너지를 찾는다.

먼저 공간구성을 보면 입구부터 펼쳐진 얇은 천으로 다른 공간으로 들어온 느낌을 선사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무대에는 흰 천이 가로질러 디지털로 구현한 에너지가 흰 천에 반사돼 빛의 움직임을 잘 느끼게 했다.

제주의 무속적인 요소도 잘 드러났다. 심방이 근심과 걱정을 풀어주는 치유의 노래를 부르고 북소리가 둥둥 울릴 때마다 바닥에는 원이 그려졌다. 신들의 기표인 ‘기메’도 설치돼 관객들은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적은 종이를 매달며 공연에 동참했다.

‘마로’의 사물놀이도 긴장감과 흥겨움을 더했다. 단원들은 전통악기를 활용해 빠른 장단으로 연주자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였고 이에 따라 디지털 작업으로 구현한 화면이 변화했다.

자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양호섭씨(이도2동)는 “디지털과 전통예술의 만남이 색달랐다”며 “심방과 단원의 노래와 춤에 따라 변화하는 화면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공연의 마지막 관객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 장면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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