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음악으로 재탄생한 농사의 신 '호평'
춤과 음악으로 재탄생한 농사의 신 '호평'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8.12.09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립무용단 제51회 정기공연 '자청비: 오름에 부는 바람’ 공연 성황리 무대에 올려
'자청비: 오름에 부는 바람’ 공연

“스스로 궁극의 길을 청해 지상에 영원을 이루다.”

제주 농경의 신이 몸짓과 표정으로 화려하게 되살아나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7, 8일 제주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주도립무용단의 제51회 정기공연 ‘자청비: 오름에 부는 바람’이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김혜림 신임 상임안무자의 첫 작품으로 제주큰굿에서 ‘세경본풀이’라는 이름으로 구연되던 제주 대표 신화인 ‘자청비’를 화려한 색감과 동서양을 아우르는 춤과 음악으로 풀어냈다.

이번 공연은 등장인물의 감정이 춤과 음악에 고스란히 실려 관객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자청비와 문도령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정수남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좌절과 분노, 옥황상제를 만나 시험에 들어 칼날 위를 건너는 자청비 등 자청비가 소녀에서 농사의 신이 되는 과정이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긴장감 있게 묘사됐다.

제주적인 요소 역시 잘 드러났다. 무대 뒤편에는 제주 오름이 아름다운 곡선을 드러내며 펼쳐졌다. 또 제주인이 갈옷을 입고 농사를 짓거나 물허벅 춤을 추는 모습 등 도내 농경문화가 화려하고 풍성하게 담겼다.

지난 공연에서는 ‘자청비’와 ‘문도령’의 사랑에 중점을 뒀던 반면 이번 공연은 자청비와 문도령, 정수남이 삼각관계를 이룬다.

현행복 문화예술진흥원장은 “자청비가 씨앗을 심으면 하늘에서 단비가 내려야 하고, 씨앗을 심기 전에는 소가 밭을 갈아야 한다”며 “문도령은 하늘의 역할을 상징하고 정수남은 목축의 역할을 상징해 세 사람은 제주의 농경신화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정수남의 역할을 강조했다.

공연을 관람한 미국의 마델린 갈리반씨(여)는 “무용가들의 몸짓과 표정에서 감정 표현이 잘돼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았다”며 “자청비라는 제주 신화에 대해 더 궁금해졌고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