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예산 편성 즈음에 각 읍·면·동에서는 먼저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공모합니다’라는 홍보 현수막을 내건다.

주민참여예산제란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 기회를 보장해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인건비와 단순 소모성 재료 구매 등 일부 편성 불가 예산 과목을 제외하고 행정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전반에 관해 누구나 의견을 내고 예산을 반영할 수 있다.

제시된 사업들은 주민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향후 사업 성격에 따라 행정, 민간단체 등이 주체가 돼 추진하게 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의사 결정 단계에서 많은 주민을 참여시킴에 따라 결정 비용은 늘지만, 집행 단계에서 민원 야기, 집단 반발 등의 현상을 근절시켜 집행 비용을 눈에 띄게 줄인다.

실제로 올해 제주시 애월읍은 공원 조성, 공동주택 보수, 꽃길 조성, 마을 용천수 정비 등의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금의 민원도 발생한 경우가 없었으며 대다수의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행정에서 추진한 사업보다 더욱 신속하게 추진됐다.

이 같은 점을 볼 때 정책 시행에 따른 주민 참여율 확보는 물론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함께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제는 최근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행정 전반에 걸친 시민 참여와 시민 주도적인 문제 해결 구조를 마련하려는 ‘열린 혁신’과 많은 유사점을 보인다. 시민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인식하는 열린 혁신의 개념이 가장 잘 반영된 정책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보장하며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주민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더 이상 권리 위에서 잠들지 말고 사업 공모 현수막이 보이면 누구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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