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관광지, 변해야 하는 이유
공영관광지, 변해야 하는 이유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8.11.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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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한적해서 좋네”

광복절이었던 지난 8월 15일 서울에서 온 친구와 한림읍에 있는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을 찾았다. 때마침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두 개의 물방울처럼’전이 열리고 있었다. 40여 분 간 전시를 둘러본 뒤 친구에게 “어때?”라고 물었다. 내 질문의 의도는 전시 소감을 묻는 것이었지만 친구는 “생각보다 한적해서 좋네”라고 답했다.

한적했던 게 꽤나 인상 깊었나 보다. 친구는 그날 저녁을 같이 하면서도 “서울에서 휴일에 미술관을 가면 사람들이 북적이는데 제주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지 않네. 다른 곳도 그래?”라고 물었다. 당시에는 정확히 알지 못 해 대답을 못해줬지만 최근 관련 취재를 한 덕에 확실하게 답해줄 수 있게 됐다. “응”이라고.

사실 제주 관광지 입장에서 ‘한적하다’란 표현은 그나마 듣기 좋은 말이다. 냉정하게 말해 요즘은 ‘인적 드물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최근 대다수 공영관광지가 관람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공영관광지 33곳 중 22곳이 적자 운영되고 있다. 이중 18곳은 최소 4년 이상 적자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는 실정이다.

관람객 감소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지난해 ‘사드 보복’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이어 내국인 관광객까지 줄어들고 있다. 관광 트렌드도 변했다. 최대한 많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보는 관광’에서 맛집과 골프 등 특별한 목적을 갖고 찾는 ‘목적 관광‘을 비롯해 느린 관광’, ‘소규모 관광’ 등으로 바뀌고 있다.

외부요인과 변화된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선 제주관광도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관광도 몇 년 전부터 ‘질적 성장’을 외치고 있다. 외침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몇 년 후 제주 관광지를 찾은 친구에게는 “사람이 꽤 늘었네”란 말을 듣고 싶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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