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콘텐츠산업의 성장이 지역의 경쟁력이다
지역 문화 콘텐츠산업의 성장이 지역의 경쟁력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1.2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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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헌 ㈜아트피큐 대표이사

지난 4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지역 내외의 많은 문화 콘텐츠 관련 기업, 대학, 기관들의 기대를 듬뿍 안으면서 출발했다. 그동안 전국에서 제주지역에만 문화 콘텐츠산업 전담기관이 없어 제주테크노파크가 그 역할을 해오다가 뒤늦게나마 전담기관이 설립이 되면서 지역 문화 콘텐츠 관련 산업의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진 셈이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은 기존의 제주영상위원회와 제주테크노파크의 문화 콘텐츠 분야, CGI애니메이션센터 등 3개의 기관이 합쳐지면서 그 과정에서 일부 산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로 인해 차기년도 예산 문제, 통합에 따른 조직 정비와 업무 분장 등 많은 문제점을 떠안고 출발했다.

지난 6월에는 영상산업 발전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진흥원 명칭을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 변경하고 조직 구성을 완료해 영상산업과 문화 콘텐츠산업 분야 지원체계를 갖췄다.

오랜 시간 동안 극심한 진통을 겪으면서 어렵게 개관을 한데 비해 진흥원을 바라보는 주위 반응은 냉담하다.

제주도의회는 진흥원의 역할, 예산집행, 진흥원 이전 등에 쉴새없는 공세를 펼치고 있고 지원이 필요한 많은 콘텐츠 관련 기업 및 창작자들의 기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인 듯하다.

최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서귀포 이전 문제가 제기됐다. 그 요지를 살펴보면 서귀포시에 위치한 CGI애니메이션센터는 본래 설립 취지가 동북아시아 애니메이션산업 허브로서의 기능을 위해 설립됐으나 지금은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한 개 팀으로 축소돼 그 기능이 설립 당시 목적에 비해 유명무실화 됐으니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을 CGI애니메이션센터 부지로 이전하고 지금의 진흥원 부지를 예술인회관으로 활용한다면 재밋섬 건물 매입에 따른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제주시 지역 의원도 가져가라고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콘텐츠산업에 종사하는 입장으로서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애물단지로 취급받는건 아닌지하고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문화적 향유권을 위한 예술 활동과 사업성을 갖는 콘텐츠산업과의 구분을 짓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 콘텐츠산업을 변방 취급하는건 기존의 콘텐츠를 비중있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애초에 CGI애니메이션센터는 지역 콘텐츠기업들은 배제한 채 사업을 진행해 왔었다. 이후 위탁 운영 과정에서도 지역 콘텐츠기업들과의 확실한 온도 차를 느끼면서 지역 기업과 도민들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흐지부지 시간만 흘러온 셈이다.

그러면서 진흥원 설립으로 통합돼 외부 위탁 운영이 아닌 진흥원 내 전담팀이 꾸려지면서 지역 주민들과 기업들 대상으로 환골탈퇴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동안 통합 이전의 CGI센터가 왜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며, CGI센터를 포함한 진흥원의 역할과 가져가야 할 정책에 대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관련 산업의 발전과 주민들의 문화적 향유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진흥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지역 내에는 많은 콘텐츠 기업과 창작자가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라고 불릴만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콘텐츠들이 지금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고 기존의 콘텐츠는 새로운 기술 변화에 맞춰 VR, AR, IOT 기술 등이 접목된 콘텐츠와 상품들로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그 기업들의 규모와 역량은 점점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며 제주지역 내에서도 많은 고용 창출과 수출에도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드의 이해 요구와 다른 정책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진흥원은 콘텐츠 관련 정책과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산학연이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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