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포용성을 담자
디지털 시대에 포용성을 담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1.2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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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제주한라대 컴퓨터정보과 교수·논설위원

인류 사회의 대변혁을 야기하게 한 여러 발명품이 있다. 그 중 빼 놓을 수 없는 게 인쇄기기의 발명이다.

중세기인 1440~1450년 기존에 손으로 일일이 쓰며 발간했던 각종 인쇄물들이 구텐베르크의 목판 및 금속 활자본의 발명으로 대량 인쇄가 가능하게 됐다.

사제 위주의 전유물이던 당대의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일반 평민도 각종 인쇄 매체를 통해 서로 공유하게 됐다.

결국 인쇄기기의 출현은 인류 계몽과 사회 개혁의 원천이 돼 중세기의 절대적인 권력인 교황의 권력이 몰락하는 종교 개혁을 넘어 현대 문명의 단초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쇄기기에 못지않게 컴퓨터와 모바일 통신기기의 출현은 제 영역에서 획기적인 변혁을 이르게 하고 있다. 공간과 시간을 뛰어 넘는 정보의 지구촌화가 실현되고 각종 정보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유통된다.

기술 변화 속도에 따라 생성되는 정보의 양도 엄청나다. 죠 케져 지멘스 사장의 지적처럼 2000년도까지 발생한 인터넷 정보량이 20(기가바이트)인데 요즘은 하루에 그 정도의 정보량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만큼 인터넷 채팅창, 사회관계망(SNS), 미디어에 산재한 다크 데이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분석기법이 더욱 요구된다.

각종 컴퓨터기기 발명으로 지식정보화 사회로 촉발된 지 반세기도 채 지나지 않은 요즈음에 와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및 블록체인 관련 신기술에 대해 심심치 않게 자주 접하곤 한다. 이런 신기술은 결국 산업·사회·경제 등 제반 시스템 운영에 있어 혁신과 효율성을 담보로 한다.

향후 이런 첨단 미래 기술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런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한 각종 신기술이 접목된 디지털기기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신기술은 항상 세계 최초의 초일류 기술만을 요구한다. 허나 그 기술의 생명력은 길지 않다. 빠른 속도로 관련 기술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분명한건 신기술은 인류 삶의 질 향상으로 대부분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 할 수 있는 워라밸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도 갈수록 커진다.

직업과 일의 가치관도 이런 흐름에 맞춰 변화하게 되고 삶의 패턴이 전과는 아주 다르게 된다.

결국 네트워킹 사회에서는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라는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인 모두는 스스로가 정보를 가공하는 생산자요, 동시에 소비자인 프로슈머의 역할을 강요받게 된다. 국가든 개인이든 정보기기 운용과 관련한 정보 격차는 기술과 문화 격차로 확대되고, 계층 간 격차와 소득 불균형을 낳는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 140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쟁지수 순위를 매겨 발표한 결과 한국은 15위를 차지했다. 그 중 거시경제 안정성과 ICT 보급률은 세계 1위다. 실제 한국의 와이파이 인터넷망과 모바일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다. 지하철에서나 한반도 어느 고산 지역에서도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다.

허나 지난 17~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기회와 호혜적 포용성을 담은 APEC 디지털혁신기금 창설을 제안한 현 시점에서 정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SNS 댓글 사용과 경기처방책에 관한 지루한 공방에 착잡함을 금할 수가 없다.

인터넷 웹하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소유자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직원에 대한 갑질 행위가 그러하고, 정치적 의도로 여론을 호도한 지난 정부와 현 지자체장과 관련된 드루킹 사건과 혜경궁 김씨 댓글 사건이 그러하다.

최저임금의 과속 충격으로 청년층 취업절벽과 도·소매 자영업자들의 폐업과 줄도산에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러함에도 연말, 내년에는 막연하게 호전된다고 하는 정책 입안자의 말도 그러하다.

포용성의 사전적 의미는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성질이라고 한다. 말의 성찬이 아니라 진지하게 포용성의 의미를 담아 줬으면 한다. 오는 겨울은 더욱 춥다고 하는데 그러함에도 우리네 모두의 마음은 따뜻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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