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의 활성화’를 내건 제주의 한 갤러리가 반세기 간 수집해온 한국 근현대 미술에 영향을 준 수준 높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인갤러리(관장 김형무)는 개관 47주년을 맞아 다음 달 11일까지 ‘현인갤러리 개관 47주년 기념컬렉션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변시지‧양계탁‧천경자 등 작고작가의 작품과 강요배‧김창열‧이왈종 등 원로작가의 작품, 정영모‧조도연 등 유망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된 작품은 주로 서양화와 유화가 많아 갤러리의 미술 컬렉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평균 크기는 6호에서 20호까지로 집이나 사무실에 걸기에 적당한 크기다.
전시장 속 작품들은 작가의 대표작이 주로 걸려있는 미술관과 달리 변화를 주고자하는 일련의 시도가 담긴 독특한 그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장 안쪽에는 관객들이 앉아갈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는데 그 옆에 수채화의 대가 고(故) 박기태 화백의 ‘여인(女人)’이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있어 관객이 그림 속 여인과 함께 쉬고 있는 듯한 재미를 준다.
현인갤러리는 제주 미술 애호가들에게 폭 넓은 감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십년간 ‘대관’ 전시를 하지 않고 ‘초대’ 전시만으로 일관해왔다. 횟수는 약 200회에 달한다. 초대전에 따른 모든 비용은 갤러리 측에서 감수했다.
김 관장은 “미술품에 조예와 취미를 붙이려면 사진만으론 부족하다”며 “현장에 가서 실물을 직접 봐야 하고 시간도 어느 정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민들이 전시장을 찾아와 한국 근현대 미술에 영향을 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취향에 맞는 작품이 있다면 소장해볼 수 있는 기회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