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당신은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1.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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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제주대 언론홍보학과 2학년

지난 15일 전국 각지에서 수능 시험이 치러졌다.

직접 시험을 보진 않았지만 이번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말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자책과 후회를 겪고 있을까. 필자도 수능을 본 지 몇 년 되지 않아 그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이해가 간다.

며칠 전 SNS를 하다가 한 사진을 보게 됐다. 수능생이 단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을 캡처한 것이다.

그 내용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엄마 진짜 미안해요. 괜찮은 척했는데 밥 먹고 와서 답 맞춰보고 한참을 울었어요. 진짜 제가 다 잘못했어요.’

이 아이가 왜 울어야 하는가, 대체 무엇을 잘못해 이렇게 슬프게 빌고 있는가? 수능이 뭐라고, 그게 뭐라고 아이들을 이렇게 괴롭히는가? 이들은 왜 이렇게 괴로워하는가?

대학이 전부라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모든 삶이 출신 대학을 통해 결정된다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은 그 말만 믿고 몇 년씩이나 책상을 붙들어 매고 있다. 너무 안타깝다. 교육 구조가 오히려 학생들의 시야를 좁히고 있다.

이름 있는 대학교에 가는 것. 그것이 편한 길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왜 알려주지 않는가?

좋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은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왜 교육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교육 시스템이 문제라는 말은 하지도 않겠다. 그냥 누가 그들에게 좀 일러줬으면 좋겠다. 좋은 수능 점수가 너의 삶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세상은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넓다는 사실을 제발 누가 좀 일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좌절하지 않도록 그들을 위로해 줬으면 좋겠다. 고생했다는 말과 따뜻한 포옹이면 된다. 그들이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 그들보다 앞서 있는 이들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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