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도지사가 데려온 것은 아니지만
관광객, 도지사가 데려온 것은 아니지만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8.11.20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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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을 제가 데려왔느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한 말이다.

송창권 의원이 관광객 및 인구 증가에 따른 하수처리장 용량 초과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따져 묻자 항변하면서 나온 한마디였다.

원 지사는 관광객 및 인구 수 등이 모두 계획보다 10년 정도 앞당겨진 상태에서 제가 해결을 떠맡은 것이라며 결과론적으로 왜 대비하지 못했느냐고 한다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이렇게 성장하게 했나라며 관광객 제가 데려왔습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하수처리량 제가 늘렸습니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일은 벌어져 설거지를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라는 항변이었다. 원 지사의 입장에서는 억울했던 것일까. 저질러 놓은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나를 꾸짖느냐는 생각이었을까.

과연 제주도정의 최고 정책결정자이자 60만 제주도민의 믿음과 선택으로 도지사 자리에 앉은 리더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일까.

원 지사가 처음 제주도지사가 된 시기는 2014년이었다. 이미 유입 인구와 관광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던 시기였고 이로 인한 하수처리, 쓰레기 등 인프라 용량 초과문제가 하나 둘 불거지고 있었다.

이에 원 지사는 2016년 초 관련 현장을 방문하고 도두동의 제주하수처리장 등 하수도 관련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마냥 떠맡았다고 변명할 수 없는 이유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4년에 이어 앞으로 4년을 맡을 재선 도지사다. ‘내가 데리고 왔느냐는 태도에 깊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곳곳에서 오수와 악취가 터져 나오는 지금의 제주도에게는 앞장서 책임지려는 책임자가 필요하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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