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년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는?
제주 청년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1.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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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논설위원

제주지역은 상대적으로 고용 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 고용률은 약 70.9%, 전국 기준 60.8%에 비해 약 10%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다시 말해서 임금이나 고용 안정성 등 고용의 질적 지표를 보면 어두운 사실이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 제주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065000원으로 전국(전국 평균 2346000) 최하위 수준이고, 비정규직 비율은 39.2%로 전국(전국 평균 32.6%)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관광산업과 건설업을 기반 산업으로 하는 제주지역의 산업 구조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해서 관광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제주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고용의 질적 여건은 열악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또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제주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2018~2022)’을 통해 더 많은, 더 좋은 일자리라는 정책 기조 하에 좋은 일자리 창출을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좋은 일자리란 무엇일까? 제주 청년들은 어떤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할까?

이에 대한 답도 제시하지 않은 채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나 생각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제주연구원은 제주 청년들을 대상으로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가 상당히 흥미롭다. 우선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거나 직장 경험이 있는 청년들은 일반적인 예상대로 임금 수준이 높고 근무 환경(정시 퇴근 등)이 양호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의외의 결과는 직장 경험이 없는 청년들은 임금 수준이 높고 근무 환경이 양호한 정규직의 일자리보다도 본인의 전공 및 적성에 맞으면서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식)가 양호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월급이 적은 비정규직 일자리라 할지라도 사회적 평가가 양호한 공공기관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업무를 할 수 있다면 해당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은 제주지역에서의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는 임금 보전보다는 공공 부문에서의 일자리 경험 지원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구상 중인 더 큰 내일센터설립·운영 계획에 반영될 수 있길 바라는 바이다.

추가적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제주지역 청년들이 선호하는 임금 수준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제주지역 내 중소기업, 근무 여건 양호, 정규직 일자리의 조건일 경우 제주지역 청년의 50%(정치적 합의 수준)는 월 임금이 240만원 이상이면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제주지역 월 평균 임금 수준이 약 20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월 임금 40만원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월 임금 240만원이라는 기준은 고용 정책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이 가능할 듯하다. 예를 들어 청년 취업 지원 희망 프로젝트 등의 임금 보전 사업 추진 시 청년들에게 월 240만원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을 통한 투자 유치 시 인센티브 지원 기준을 자본금(500만불 이상)이 아니라 월 평균 240만원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로 설정하는 것이다.

실제 제주도민이 궁금해하는 투자 유치 효과는 단순 일자리가 아닌 월 평균 240만원 이상의 좋은 일자리 창출 효과일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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