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따리상 잡기” 도내 면세점 출혈경쟁 심화
“中 보따리상 잡기” 도내 면세점 출혈경쟁 심화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8.11.14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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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송객수수료에 고액 선불카드까지 각종 프로모션 등장
매출 고공행진 속 수익성 악화…“출혈경쟁 위험수위 우려”

중국의 방한단체관광 금지 조치 이후 제주지역 면세점의 주 고객으로 자리잡은 중국 ‘보따리상’ 모객을 위한 도내 면세점들의 출혈경쟁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상품할인과 상품권, 송객수수료에 이어 100여 만원 상당의 선불카드 증정행사까지 등장하는 등 각종 판촉전이 도를 넘어서면서 공정경쟁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면세업계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지역 일부 대형 면세점들이 보따리상 모객을 위해 각종 판촉행사를 쏟아내면서 매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면세점에서는 매일 아침 매장 앞에 줄지어 있는 보따리상 등 대기고객에게 입장 후 일정금액 이상 구매 시 2만원 상당의 선불카드를 선물하고 있다.

고객 1인의 하루 총 상품 구매액을 기준으로 1000달러, 2000달러, 3000달러, 5000달러 등 금액대를 나눠 최대 120만원까지 선불카드를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자사 면세점에만 머물며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판촉전까지 등장했다.

2시간 단위로 하루 4개 시간대로 나눠 각 시간대별 일정 구매금액 조건을 충족할 경우 추가로 최대 5만원씩 선불카드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한 곳에 머물면서 4차례 모두 조건을 충족하면 20만원 상당의 선불카드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 기존 보따리상 할인 혜택과 상품권, 보따리상을 데려온 여행사에게 돌아가는 송객 수수료, 일정액 이상 구매하면 일부 금액을 돌려주는 페이백(pay back) 등까지 포함하면 중국 보따리상 모객을 위한 마케팅 비용은 매출의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액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같은 ‘보따리상 모시기’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도내 대형면세점업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판촉전이 도를 넘어가면서 공정경쟁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출혈 경쟁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보따리상으로, 일각에서는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를 관리해야 할 정부 당국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업계는 돈을 퍼주고서라도 보따리상을 모객해 매출 올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형국”이라며 “외국인관광객에게 면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제주관광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본연의 기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한 대형면세점 관계자는 “보따리상들은 수도권 등 경쟁이 더 치열한 지역에서 혜택을 많이 주면 다 그쪽으로 빠져나가 버린다. 결국 제주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면세점 입장에서는 물건을 꾸준히 팔고 재고 회전을 높여서 매출 부진을 피해야 각종 입점 브랜드를 비롯한 매장 운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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