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대책 허술하게 작동…예멘인 ‘공공의적’ 낙인”
“난민대책 허술하게 작동…예멘인 ‘공공의적’ 낙인”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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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보건복지위․인권과 복지사회를 위한 정책포럼
14일 ‘제주지역 예멘 난민 현황과 과제’ 주제 토론회
단체․전문가들 “난민법 및 대책 허술” 한목소리 지적
난민 인정 반대 단체 및 시민들 자리해 의견 피력도

 

난민법과 관련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예멘 난민들이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와 도의회 인권과 복지사회를 위한 정책포럼은 14일 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주지역에서의 예멘난민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성인 제주난민인권을 위한 범도민위원회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난민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고, 2013년에는 난민법을 제정했다”며 “그러나 정작 제주에서 난민 사태가 발생하자 예멘 등을 무사증 입국 불허국으로 지정해 난민 유입을 막고 있다. 장벽을 쌓고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유럽의 비인도적인 ‘국경 폐쇄’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민 사태가 국제적인 이슈로 다뤄지면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위상을 고려해 인도적 체류허가를 양산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인도적 체류자의 처우는 취업활동 허가뿐이다. 기초생활과 교육이 보장되는 난민 인정자와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명희 범도민위 공동집행위원장도 주제발표를 통해 “난민 심사 과정에서 성별, 장애, 연령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난민 관련 통계에서조차 여성과 아동, 장애 여부 등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며 “난민법에도 난민의 정의에 젠더 박해는 명시되지 않고 있다. 젠더 박해를 난민 사유로 인정해야 여성 난민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긴급하게 제주에 들어온 난민들이 어떠한 지원도 없이 길거리에서 나앉아야 했다는 게 정부 대책의 민낯”이라며 “난민들은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 못한 채 ‘가짜난민’ ‘잠재적 범죄자’ 등 호명되는 대로 불렸다. 우리나라의 난민법과 관련 정책은 현장에서 작동되기 힘든 공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예멘인들의 난민 인정을 반대하는 단체와 시민들이 참석해 의견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관계자는 “난민 인정을 찬성하는 측이 주장하는 소위 난민 관련 ‘가짜뉴스’들이 진짜 가짜인지를 증명할 수 있느냐”며 “특히 반대 단체들의 배후에 기독교 등 특정종교와 극우세력이 있다는 발언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따졌다.

이들은 토론회가 종료된 이후에도 좌장과 토론자에게 목소리를 높여 의견을 전하는 등 한동안 소동이 이어졌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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