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숨비소리, 시와 연극이 되다
어머니 숨비소리, 시와 연극이 되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8.11.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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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장면

“물숨 줄 입에 물고 경치 볼 새가 있나/턱까지 숨이 차올라 죽자 살자 하는 판에/저승에서 돈 벌어서/이승에서 쓰고 살아”(진정희 시인 ‘해녀에게 길을 묻다’ 中)

제주해녀의 인생을 담은 제주 문학인들의 주옥같은 시와 수필을 낭송‧낭독하며 극을 진행하는 색다른 형식의 공연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탐라문화예술진흥회(이사장 좌명선)는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소리로 보는 해녀의 삶: 그 길’을 공연했다.

이날 연기자들은 제주해녀들이 목숨을 담보로 테왁 하나에 의지하며 제주의 자존을 지켜왔던 해녀들의 삶을 담은 시 19편과 수필 1편을 읊었다.

연극 속 인물의 대사와 시‧수필 속에는 해녀들의 강인한 체력, 악착같은 경제력, 남자에게 기대지 않는 자립심, 불턱에서 보여줬던 공동체 정신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 제주해녀항일운동, 4‧3사건과 6‧25전쟁 때 제주해녀들이 사상자를 돕거나 건물 재건에 필요한 비용 등을 해결한 점 등을 언급하면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무대가 끝나고 공연자들은 일제히 무대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이어도 사나’를 부르며 춤을 춰 관객과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이번 공연은 제주문화예술재단 2018 해녀문화 우수콘텐츠 운영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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