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나가는 제주 기업의 ‘저력’
세계로 뻗어나가는 제주 기업의 ‘저력’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1.12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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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제주] 12. 영어조합법인 올래씨푸드
올래씨푸드 옥돔구이

 

‘제주의 밥상’을 전국의 소비자들 바로 앞에 차려놓는 향토기업이 있다. 제주의 파도처럼 급변하는 사회 현상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유통 혁신과 제주 수산업의 미래 청사진까지 빈틈없이 그려내고 있는 영어조합법인 올래씨푸드(대표이사 이호성)는 제주 기업의 ‘저력’을 국내․외로 펼치고 있다.
 
▲가정식 대체식품 개발

올래씨푸드는 지난 2007년 제주의 바다에서 잡아 올린 옥돔과 은갈치, 고등어, 삼치 등을 가공·판매하는 수산물 유통업체로 문을 열었다.

‘청정 제주’의 브랜드를 앞세워 수도권 내 대형 백화점에 잇따라 입점하고 서울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올래씨푸드는 2013년부터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들쑥날쑥한 수산물 가격의 여파로 육지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그러나 올래씨푸드는 사업의 근간인 제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핵가족화와 1인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에 집중한 올래씨푸드는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인 ‘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호성 대표는 “1차 초벌하는 ‘콤비스티머’ 기술과 초벌된 제품을 단시간에 급속 냉동하는 ‘칠러 시스템’을 통해 생선 등 제주산 수산물을 고차 가공했다”며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2~3분만 데우면 전국 어느 가정에서나 신선한 제주생선구이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로 도약

올래씨푸드의 혁신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소비자들의 입에 우리의 제품을 직접 먹이자’라는 목표로 과감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지난 2016년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3평 규모로 오픈한 ‘제주생선구이 프랜차이즈 올래밥상’ 1호점은 개장 직후 공중파 방송에 제주에서 건너 온 생선구이 포장 전문점으로 소개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강남구 논현동과 마포·송파구 등 서울시내와 일산, 용인, 고양, 화성, 대구, 대전, 세종 등 전국 각지에 가맹점을 연이어 오픈한 올래씨푸드는 중국 상해에도 2개의 매장을 개장하면서 ‘제주의 맛’을 국내․외로 퍼트리고 있다.
 
▲직거래 통로 호응

올래씨푸드의 ‘투 트랙’ 전략은 제주 향토기업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제주산 수산물을 HMR 제품으로 가공․판매함과 동시에 해당 제품을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판로까지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 유통 과정을 최소화한 ‘직거래 통로’로 역할하면서 어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유통 과정에서는 단계마다 수수료가 붙는다. 수수료를 없애는 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합리적”이라며 “제주산 생선을 단순하게 손질한 가공품과 전자레인지 또는 오븐을 이용해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고차 가공품, 그리고 ‘올래밥상’을 통해 제주산 수산물의 우수성을 더욱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 이호성 영어조합법인 올래씨푸드 대표이사

“제주해녀 앞세운 문화마케팅으로 호응”

이호성 대표이사
이호성 대표이사

 
“청정 제주라는 이미지만으로는 높아진 소비자들의 안목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올래밥상은 ‘제주해녀’를 접목한 문화 마케팅으로 관심을 이끌고 있습니다”.

올래밥상의 메뉴에는 정겨운 제주어가 가득하다.

이호성 대표는 “맨도롱 어묵탕, 제주바다 오고생이찜 등 각 메뉴는 물론 가시아방세트, 어멍세트, 맨도롱세트, 소나이세트, 괸당세트 등 특선 메뉴에도 제주어를 활용하고 있다”며 “올래밥상의 선두에는 항상 제주해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래밥상 브랜드는 ‘착한 가맹사업’으로도 선정됐다. ‘갑이 없고 을만 존재하는 가맹사업’을 원칙으로 창업비용에서 거품을 완전히 뺐기 때문”이라며 “올래밥상이 해녀와 향토음식 등 제주만의 고유한 문화를 알리는 첨병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 대표는 위기에 빠진 제주 수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어종과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제주 수산업이 흔들리면 제주 경제도 무너진다”며 “도내 수산물 가공업체간의 협업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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