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수면적률 2013년 8.7%에서 2018년 12.5%로 1.4배 증가
제주지역 내 각종 도로 개설과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도내에 내린 비가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설도 미미, 지하수 적정 관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형 물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빗물 활용도를 높여 물 관리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제주형 물 순환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추진,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용역에서는 제주에 내리는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적률을 산정하고 물순환 현황을 평가해 이를 토대로 ‘제주형 물순환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용역 중간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에 비가 내려 땅 속으로 투수되는 비율(투수율)은 2013년 91.3%에서 올해 8월 말 87.49%로 하락, 80%대로 떨어졌다.
불투수면적률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12.51%에 이른다. 이는 2013년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조사한 8.7%보다 1.4배 높아진 것이다.
행정시별로 보면 제주시는 2013년 9.37%에서 올해 12.89%로 올랐으며, 서귀포시는 8.03%에서 12.18%로 높아졌다.
이는 한라산, 하천, 임야 등이 포함된 면적을 기준으로 산정된 결과로, 도심지역 내 불투수면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전국 불투수면적률은 7.9%에서 하천, 임야 등을 제외하면 22.4%까지 상향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제주지역의 구체적인 불투수면적률 현황은 이번 용역의 최종 결과에 담길 예정이다.
한편 빗물이용시설은 호텔, 골프장 등 법적으로 의무대상인 대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설치하고 있다.
도내 빗물이용시설이 설비된 의무대상 시설 수는 2014년 37곳에서 올해 51곳으로 늘었지만 타 지자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용역을 통해 ‘제주형 물순환 기본계획’ 및 관련 조례안을 수립함으로써 도시형홍수를 저감시키고 지하수 함양량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별 물순환 목표 설정과 우선관리지역 선정, 물순환 최적관리방안 수립 등이 함께 제시될 예정이다.
또 빗물의 지면 침투를 돕는 저영향개발 기법을 도내 각종 개발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도 찾는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저영향개발 기법의 효과를 증명하는 시범사업인 ‘그린빗물 인프라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오는 2020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23억7000만원을 투입,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29만여 ㎡ 부지에 투수성 도로포장, 침투 화단 등의 그린빗물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성제 제주도 환경자산물관리과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빗물을 활용한 물순환 관리의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각종 개발사업으로 야기된 지하수 수질오염 및 함양량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도심지역 내 불투수면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린빗물인프라 조성사업을 통해 저영향개발 기법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