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감성 충전소' 애월읍 동네책방
일상 속 '감성 충전소' 애월읍 동네책방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8.11.08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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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서쪽, 고요한 해안선을 따라 자리 잡은 제주시 애월읍 동네책방은 입구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돌담으로 둘러싼 잔디밭 위의 파란색 콘테이너 박스, 라이브 카페가 생각나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2층 내부 등 책방이 보이기 시작하는 전경부터 시선을 끈다.

내부는 더 황홀하다. 책방에서 나는 고유의 냄새, 책 넘기는 소리와 감촉 등을 느끼며 지친 일상 속 작은 일탈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고 예쁘다고 해서 사진만 찍고 가지 마시라. 이곳은 사진명소도, 도서관도 아닌 엄연한 ‘서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애월 동네책방은 책방과 함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를 마련해 분위기를 한층 편안하게 만든다. 디어마이블루는 책방과 꽃집을 병행하고 있으며 동경책방은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한 달에 한 번 작은 음악회도 즐길 수 있다.
 

디어마이블루 책방전경

# 디어마이블루
“책과 꽃은 사람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개체입니다. ‘꽃’ 책방을 통해 자칫하면 일상을 소홀히 할 수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감성은 자신이 지킬 수 있도록 감성을 충전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싶어요.”

디어마이블루 책방지기 권희진씨는 출판편집자로 18년, 플로리스트로 3년 간 일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에 내려와 지난 7월 책방을 열었다. 서점이 주가 되며 간단한 플로리스트 사업 및 클래스를 병행하고 있다.

책방지기의 서가에는 ‘꽃’ 책방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일러스트 디자인이 예쁜 책과 독자에게 익숙한 클래식 시리즈, 책방지기 본인이 소개해서 부끄럽지 않은 내용과 구성이 좋은 책 등으로 구성했다.

책 규모는 원칙적으로 200종을 넘기지 않는다. 도서 구입은 한 권 당 평균 3권에서 많으면 10권 씩 들여온다. 또 책이나 저자와 관련된 소품을 함께 배치해 방문객이 어떻게 하면 책을 읽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책을 사면 내부에 앉아 책을 읽거나 방석과 텐트를 대여해 야외에서 피크닉을 즐기듯 독서할 수 있다. 실내에는 외부음료 반입이 가능하다. 또 ‘키핑 서비스’를 적용해 여러 권을 사면 3개월 간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어마이블루는 현재 33만 관객을 웃고 울린 영화 ‘내 사랑(원제 Maudie)’의 실제 주인공 모드 루이스의 원화 프린팅 작품을 들여와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하나인 루이스 원화 프린팅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열리고 있다.

또 한 달에 2주씩 다섯 명을 선착순 모집해 도서모임을 진행한다. 이달은 3, 4째 주에 운영한다. 하나의 주제와 분야를 정해 이에 맞는 책을 고르고 읽은 후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설명하며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권 책방지기는 향후 지역작가와의 협업 등을 통해 제주의 지역성을 살린 독립 출판물을 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주소=제주시 애월읍 고내로11길 18.
 

동경책방 전경
동경책방 전경

# 동경책방
커피와 책을 좋아하는 남편과 피아노를 전공한 아내가 만나면 어떤 책방이 만들어질까?

올해 2월 제주로 내려와 동경책방을 오픈한 김효진‧ 서은지씨 부부는 책방을 독서와 샌드위치, 음악을 즐기는 애월읍 하귀리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꾸려가고 있다.

원래는 북 카페를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책이 해지게 되고 책을 순환시키는데 어려운 단점이 있어 새로운 책으로 손님을 맞을 수 있는 책방을 오픈하게 됐다.

책방 내부로 들어가면 개성있는 노출 콘크리트 건축양식과 편안한 가죽 의자, ‘동경책방’이 써진 네온사인 등 멋스런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공간 한 구석에는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다.

동경책방의 서가에는 김 씨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 등을 중앙에 비치해 두었다. 또 고양이와 관련된 책들을 다수 입고해 고양이 애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샌드위치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기에 요리 서적도 테이블 위에 둬서 판매하고 있다.

대형서점 기준으로 주간순위 1위부터 10위를 한 베스트셀러 책도 구비해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것에 있어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보통 책은 보통 한 달에 100권 정도를 입고한다. 한 권 당 2, 3권씩 구매를 하지만 판매량이 많은 경우 10권에서 30권까지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방은 지역 예술가들과 ‘하우스 콘서트’ 형식으로 작은 음악회를 매달 한 번씩 개최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27일에는 오페라 갈라쇼에 이어 이달 8일에는 바순 연주자 최영환씨를 초대해 콘서트를 개최한다.

주소=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1382 2층.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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