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는 도민의 재산, 아끼고 사랑해 주셨으면"
"119는 도민의 재산, 아끼고 사랑해 주셨으면"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8.11.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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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날] 15년 구급 베테랑 김민정 소방장 "더 발전된 소방 조직 되도록 최선" 각오

“119 조직은 도민의 자산이잖아요, 도민 여러분이 막 쓰거나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제56주년 소방의 날을 앞둔 지난 7일 제주동부소방서 조천119센터에서 만난 15년차 베테랑 소방관 김민정 반장(45·지방소방장)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첫 임용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구급차를 타고 있는 김 반장은 1만 번 이상의 구급 활동에서 우리 사회 공동체 정신 약화를 피부로 느꼈다.

김 반장은 “예전에는 혼자 사시는 분이라도 그 분의 신상이라던지 가족의 연락처를 아는 이웃이 많아 구급 활동에 도움이 많이 됐다”며 “최근에는 혼자 사는 주민들의 신상이나 연락처를 주변에서 모를 때가 많고, 문제가 생겨도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이어 “사회가 각박해지고, 각종 불만이 쌓이다 보니 주민들이 그 분풀이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소방관에게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며 “사회 공동체 분위기가 사라져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또 “제주에 유입되는 인구가 늘고, 그에 따라 구급 활동도 늘고 있는데 긴급 상황 때 구급차의 길을 터주지 않는 차량들이 여전히 많다”며 “교통 정체가 심각할 때 제주여고 사거리에서 한라병원까지 50분이나 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반면 지난 5월에는 구급차에게 길을 터주려다 측면 충돌사고가 난 승용차 운전자 분이 사고 처리 전 구급차를 먼저 보내고, 차량 수리 비용도 모두 자신이 부담하는 감동적인 일도 있었다”며 “60대로 보이는 남성 분이었는데 자신도 지난 2월에 구급차를 탄 적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며 뿌듯했다”고 말했다.

대학을 마친 후 8년간 간호사 생활을 하던 김 반장은 다시 대학에 들어가 행정학을 공부했다.

행정학을 공부하던 김 반장은 일반인에게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공직자가 소방관이라고 생각해 2004년 31세의 나이에 늦깎이 소방관이 됐다.

김 반장은 동기 중 최고령이었지만 하루에 많게는 12번까지 구급차를 타며 흔들림 없는 체력과 성실함으로 일과 맞섰다. 

끼니를 제 때 챙겨먹는 것은 진작 포기했고, 바쁠 때는 자리에 한 번 앉기도 힘든 생활이 지속됐지만 김 반장은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를 극복했다.

간호사 시절 응급실과 중환자실 근무 경험도 김 반장에게 큰 도움이 됐다.

김 반장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소방관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며 “도민이 119를 아껴주신다면 저희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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