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민박 탈법 근본 치유책 세워야
농어촌민박 탈법 근본 치유책 세워야
  • 제주일보
  • 승인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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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여행 온 관광객들은 별이 넷 또는 다섯 개가 붙은 고급 호텔에서 하룻밤 자는 것을 로망처럼 여기던 때가 있었다. 당시엔 제주 관광이 말 그대로 선택받은 사람들의 특권으로 여길 때다. 그런데 연간 1500만명 관광시대를 맞은 제주엔 특급호텔로 상징되는 대형 숙박시설과 경쟁관계의 새로운 숙박시설이 즐비하다. 이른바 농어촌 민박이다. 말은 농어촌 민박이지만 실제 여행객들에게는 게스트하우스로 더 잘 알려졌다.

게스트 하우스로 포장된 일부 농어촌민박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어지간한 대형 숙박업소 뺨치는 호황기를 맞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 또는 동호인 등 소규모 관광객들의 숙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제주도내 어지간한 마을엔 한 두 곳 이상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이처럼 게스트하우스는 기존의 호텔과 여관 등의 개념을 깬 말 그대로 신세대 여행객들의 1순위 숙소다. 그런데 시설조성에 따른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지금 이 순간에도 제주 전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제주도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기준 도내 농어촌민박은 3849곳으로 객실 수는 총 1만1771실에 이른다. 이는 5년 새 업체 수 166%와 객실 수 110%가 급증한 수치다. 그런데 이들 업소 가운데 농어촌민박 시설기준(연면적 230㎡)을 초과하는 업체도 303곳(1831실)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1993년 농어촌정비법에 근거해 농어촌민박이 도입된 후 2005년 11월 개정을 통해 뒤늦게 시설 규모(230㎡ 이하)에 대한 규정이 생길 때까지 조성된 것들이다.

농어촌민박은 주인이 직접 살고 연면적 230㎡ 이하 단독주택이어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거나 여러 주택을 하나의 사업장으로 묶어 운영하는 등 불법·편법이 판을 친다. 건물을 무단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증축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너나없이 뛰어들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과열경쟁은 또 다른 편법과 불법을 부른다. 이에 제주도가 연면적 230㎡을 초과하는 농어촌민박을 대상으로 소유권 이전이나 사업자 변경이 이뤄질 경우 민박용으로 쓸 수 없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바람직한 결정이다.

농어촌민박은 다 아는 것처럼 농어촌 주민이 주택을 활용해 농외소득을 올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당초 목적과 달리 일부 호화 펜션이 민박으로 위장하거나 온갖 편법이 난무한다. 관리관청인 제주도가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방정부의 말 만 믿고 ‘농어촌민박 안전인증’을 받아 성실하게 운영되는 업소가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들 선량한 업소들에 대한 지원은 최대한 늘리는 한편 편법과 탈법이 동원된 업소는 과감하게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이번 기회에 확실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만들어 농어촌민박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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