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전통 이어 미래 100년 준비”
“제주의 전통 이어 미래 100년 준비”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1.06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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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제주] 10. 제주샘영농조합법인
제주샘영농조합법인 제품 사진 - 고소리술(29%,-40%)
제주샘영농조합법인 제품 사진 - 고소리술(29%,-40%)

‘옛것’으로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제주샘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김숙희)이 세월을 쌓으며 진하게 배인 제주 전통주의 향을 전국에 퍼트리고 있다. 제주산 차조와 쌀, 한라산이 품고 있는 천연 지하 암반수로 빚어진 전통주들은 ‘명맥(命脈)’이라는 가치를 더해 제주를 대표하는 특산주로 거듭나고 있다.
 
▲ 전통주 명맥 잇자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의 설립 목적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제주 전통주의 명맥 잇기다.

예부터 제주에서는 집에서 직접 담근 술인 ‘가양주(家釀酒)’를 즐겨 마셨다.

특히 명절이나 제사 때마다 정성을 다해 담근 가양주를 상에 올려 음복했다.

본래 향토음식 전문가로 활동했던 김 대표이사는 자취를 감춰가던 가양주를 아쉬워하다 지난 1998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양조장을 인수, 전통주 제조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 대표이사는 “어릴 때 우리 집에서도 술을 담갔다. 이후에는 제주 향토음식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레 제주 전통주를 자주 접했다”며 “내가 하지 않으면 명맥이 끊길 수도 있겠다는 걱정에 양조장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 전통방식 그대로 제조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은 옛 전통방식 그대로 술을 빚고 있다.

우선 모든 술의 재료는 제주의 자연에서 얻고 있다.

서귀포시 하논에서 재배한 쌀에 제주어로 ‘오메기’라 불리는 제주산 차조와 조릿대를 섞어 커다란 솥에 고두밥을 쪄낸다.

이어 고두밥과 누룩을 천연 지하 암반수에 넣어 발효통에서 오랜 시간 숙성시킨 뒤 여과 과정을 거쳐 맑은 부분만 떠낸다. 이후 살균과정을 거쳐 병에 담으면 오메기술이 완성된다.

제주에서 전통적으로 약주로 여겨온 오메기술은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 상합식으로 증류

고소리술은 오메기술을 증류해 만든다.

소주를 내리는 방식은 현대식의 ‘감합식’과 전통 방식의 ‘상합식’이 있다.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은 3~6개월만 숙성하는 감합식 대신 오랜 시간 불을 때고 2년 이상 정성들여 숙성하는 상합식을 이용한다.

김 대표이사는 “술은 오래 숙성할수록 목 넘김이 부드러워진다”며 “특히 찹쌀 대신 제주산 차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쌉싸름하면서도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은 한라산에서 자란 산양산삼과 하수오, 구기자를 넣어 만든 고급 증류주 ‘세우리’와 제주산 쌀과 귤피를 이용해 빚어낸 발효주 ‘니모메’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네 가지 전통주 모두 제주로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우수 제품 품질인증(이하 JQ)’을 획득하는 등 품질을 인정받았다.

인터뷰 / 김숙희 제주샘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제주 전통주로 건강한 음주문화 정착 목표”

 

김숙희 제주샘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김숙희 제주샘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단 한 잔을 마셔도 기분 좋게 술을 마시는 건강한 음주 문화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제주샘영농조합법인은 제주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아 도외로 판로를 넓혀가는 다른 향토기업들과 달리 육지에서부터 호평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김 대표이사는 “양조장을 열고 난 후 지속적으로 설비 투자를 하다 보니 매년 적자였다”며 “그러다 2011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 처음 출전해 대상을 수상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로가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매년 우리술 품평회에 출품해 대상 3회, 최우수상 2회, 장려상 2회 등 7년 연속 상을 받았다”며 “정부가 개최하는 품평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현재는 국내 주요 면세점과 대형마트, 서울 등 수도권 음식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김 대표이사는 “제주의 전통주를 통해 많이 마시고 취하는 음주보다는 한 잔의 술로도 기분 좋아지는 건전한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며 “특히 오메기떡·쉰다리·칵테일 체험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제주 6차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향토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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