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기업가 정신의 회복
시급한 기업가 정신의 회복
  • 제주일보
  • 승인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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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호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 회장

현대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는 전 세계에서 기업가 정신이 가장 왕성한 나라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의심할 여지없이 한국이다라고 답했다.

6·25전쟁으로 폐허로 변한 불모지에서 40여 년 만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많은 분야를 세계 수준으로 키워내면서 괄목할 성장을 이뤄낸 원동력으로 우리나라의 높은 기업가 정신을 꼽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 때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2000년대 들어 계속 약화되고 있다.

2000년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 EDI)가 조사한 기업가 정신지수에서 한국은 2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20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기업가 정신이 점점 퇴조하는 것과 맞물려 우리 경제의 여기저기에서 불안한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한국은 15개월 연속 내리막을 타며 외환 위기(1999)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공업 및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산업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으며, 고용을 이끌어줘야 할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를 제외할 경우 지난 3월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고, 소비도 2.2%나 감소하는 등 경제의 3대 축인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3중 침체에 빠지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설 자리를 잃은 기업인들은 기회만 되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고 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신규 법인 설립은 1873, 해외 투자는 74348만 달러로 2013년 대비 각각 35%166% 증가했다.

반면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유턴한 기업은 4개에 불과하다.

기업가 정신의 쇠퇴와 경기 침체, 해외 투자의 증가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기업가들의 도전 의식과 노력은 무시한 채 그들이 획득한 부를 질시하고, 적폐나 사회악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더해가면서 점점 친노동 반기업 방향으로 정책이 치우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과거에는 잘못된 관행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기업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고 정교해졌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권리 의식도 매우 높아져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는 시대다.

따라서 잘못된 관행이나 불공정한 행위들은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야겠지만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기업가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고, 기업 활동의 장애가 되는 규제 개혁은 등한시하고, 친노동 일변도의 경제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설 자리를 잃은 기업인들의 도전 의식은 점점 더 쇠퇴할 것이다.

떡도 커야 고물이 많듯이 성장이 있어야 분배가 있고 일자리가 생긴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인들이 다시 뛸 수 있도록, 그들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기업가 정신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도록 이제 정책의 방향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 허용 후() 규제의 시장 친화적 정책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52개의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킨 중국을 타산지석 삼아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신기술과 신산업이 싹도 트지 못하고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규제 혁파는 무엇보다 시급하다.

창업과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혁파해 노동 유연성도 빨리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를 발전시킨 대가로 부를 축적한 기업인들이 존경받도록 문화를 바꿔야 한다.

우리 경제가 더 이상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우리 기업인들에게 혁신과 도전의 열망이 솟아나도록 시그널을 보내줘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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