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사실 제보자 협박' 제주대 총학 선거 과열 양상
'비위 사실 제보자 협박' 제주대 총학 선거 과열 양상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8.11.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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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선거운동본부 "물의 일으켜 죄송"

2014년 이후 4년만에 경선으로 치러지고 있는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선거 비위 행위 제보에 보복을 경고하며 제보자를 협박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1시쯤 "제주대학교에서 학생 여러 명이 한 학생을 감금하고 폭행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 학생 A씨를 만나 상황을 전해 듣고 현장에서 A씨로부터 고소장을 받았다.

피해 학생은 고소장에 'B총학생회 선거운동원 5명이 자신들의 비위 행위를 제보했다며 학생회관으로 불러 휴대폰을 빼앗고, 쇠 막대기 모양의 조형물 등으로 자신을 때리려 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피해 학생의 발언을 종합하면 피해 학생은 지난 2일 B총학생회 운동본부가 재학생 명부를 이용해 '표작업'을 하고 있다고 제주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익명 제보했다.

'표작업'은 재학생 명부에 자기 편 학생에 'O' 표시, 상대 편 학생에 'X'표시, 애매한 학생에 '△'를 표시해 득표 수 확대를 꾀하는 작업이다.

B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는 제보자 색출에 나서 이날 오후 11시쯤 상대인 C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소속 학생이 제보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학생회관으로 불러 추궁했다. 

이후 B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운동원 5명이 피해 학생을 둘러싸고 '내년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고 의자를 발로 차고 폭행하려 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B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운동원은 곧 피해 학생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채팅 내용을 열람하고 이를 사진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 내용이 간단하게 작성돼 혐의를 특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소환 조사 등을 통해 혐의 내용 상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제주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건을 벌인 B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를 징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B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는 "폭언과 욕설은 분명 잘못한 부분이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피해 학생이 우리 측 선거운동본부 내부 정보를 빼냈고, 이 같은 사실도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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