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순 서장의 의로운 정신 영원할 것”
“문형순 서장의 의로운 정신 영원할 것”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1.0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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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청, 1일 추모흉상 제막식 거행
문형순 서장 추모흉상 제막식

제주4·3 당시 총살 위기에 처한 도민 수백명을 구해낸 故 문형순 경찰서장의 추모흉상이 제주지방경찰청에 세워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청사 앞에서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된 故 문형순 경찰서장의 추모흉상 제막식을 거행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이북5도민회,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4·3 단체, 경우회, 후배 경찰관 등 200여명이 자리해 문 서장의 의로운 정신을 기렸다.

문 서장은 지난 1949년 모슬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면서 좌익 혐의를 받던 도민 백여명을 자수시켜 훈방했으며, 1950년에는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자리를 옮겨 예비검속자들을 총살하라는 군의 명령을 거부해 200여명의 목숨을 구했다.

당시 문 서장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고춘언 할아버지(94)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제막식에 참석해 “살아생전 내 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이번 제막행사만큼은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얘기했다.

문형순 서장 추모흉상 제막식-고충언 할아버지

또 강순주 할아버지(86)도 추도사를 통해 “저를 포함해 성산포경찰서에 수감 중이던 죄 없는 도민들을 훈방하면서 ‘너희들은 행운아다. 나에게 고마워 할 필요는 없다. 대신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던 서장님의 말씀을 또렷이 기억한다”며 “서장님은 영원할 것이다. 생을 마칠 때까지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서장의 흉상은 성창학 작가(제주도미술협회 부지회장)가 청동과 화강석으로 제작했으며, 197cm 높이로 세워졌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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