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에 멍드는 제주…“음주문화 원인”
가정폭력에 멍드는 제주…“음주문화 원인”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0.31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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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경찰청, 31일 실태 및 원인 등 분석 발표
신고 건수 전국 3위…가해자 절반 술 마시고 범행

제주가 가정폭력으로 멍들고 있다.

특히 끊이지 않고 있는 가정폭력 신고와 폭력의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원인으로 제주의 음주문화가 지목됐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015년 3482건, 2016년 4012건, 2017년 4322건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 8월까지 2512건이 접수되면서 전년 같은 기간 2938건 대비 14.5% 감소했지만, 인구 10만명 당 발생건수는 전국 평균 322건을 상회하는 377건으로, 인천(452건), 경기도 남부(39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1~8월 도내 가정폭력 가해자는 모두 438명이다.

유형별로는 경미한 폭행이 22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해 등 중한 폭력행위가 106명으로 뒤를 이었다. 재물손괴 및 협박·모욕은 각각 54명과 13명으로, 상대방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가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해자의 성별은 남자가 372명으로 84.9%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는 40대 153명, 50대 108명, 30대 100명 등 30~50대에 집중됐다.

경찰은 제주지역 가정폭력의 원인으로 음주문화와 가부장적 문화에 대항하는 제주여성의 강한 생활력을 꼽았다.

실제 경찰이 올해 1~8월 입건된 가정폭력 가해자 중 20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취문제가 3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절반에 가까운 94명이 음주 상태에서 가정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가정폭력 신고가 주말(금·토·일요일)과 야간(오후 9시~오전 3시)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음주가 가정폭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영옥 지방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제주여성들의 맞벌이 비율은 61.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독립성과 자기 각성, 경제력을 갖추게 되면서 남성들의 가부장적인 태도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괸당문화와 잦은 모임, 술에 대한 높은 접근성 등 제주만의 음주문화가 가정폭력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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