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축제
지역과 축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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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영 문화기획자·관광학 박사

지역축제란 지역주민의 생활과 문화를 축제를 통해 집약적이고 함축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지역문화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축제가 본격적으로 지역문화의 화두가 되고 지역문화의 꽃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다. 당시 지역축제 수는 1000여 개 내외로 전국 축제 수가 100여 개였던 1980년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했는데 그 양적 성장의 배경에는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제의 본격 시행이라는 정치·사회적 상황 변화, 문화와 여가생활을 통한 삶의 질을 추구하는 일반인들의 욕구 증대, 거기에 관광 대상의 활발한 개발 및 지역의 이미지 제고와 홍보 등 관광의 수요와 공급요인들도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지역축제의 수는 2016693, 지난해 733, 올해 886개로 집계된다고 한다. 정부 지원과 자치단체, 지역주민이 주최·주관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축제들이다.

중앙정부는 1996년부터 문화관광축제를 도입, 선정된 축제에 대해서는 축제 예산을 지원하는 등 지역관광 활성화 및 관광 상품성이 큰 축제를 지원·육성해오고 있다.

제주지역 축제의 수는 30개 내외(201629, 지난해 28, 올해 28). 이들은 제주특별자치도(행정시, ··동 포함)에서 예산 지원되는 2일 이상 축제들이며 1일 축제, 소규모 마을 축제 등을 합하면 2~3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평가 및 심의를 통해 선정되는 9개의 축제에 대해 인센티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역축제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는 기본이면서 축제 성공의 열쇠다.

하지만 일부에서 지역주민은 단순한 축제 관객의 역할뿐만 아니라 축제의 주체적인 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최근 도내 지역축제 현장에서 축제 운영의 어려움이나 문제점, 지원 및 제도 개선 등 정책적으로 반영할 의견들을 청취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의견 중 일부는 당초 축제가 주민들로부터 시작되지 않고 적은 예산 지원에 기반한 행정 주도의 축제로 시작한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제주지역 축제의 상당수가 1995년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처음 개최된 축제들로 15~20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지원되는 축제 예산 규모에는 변동이 거의 없다며 체험 관광의 대표적 대상이 된 어떤 축제 관계자는 관광객의 니즈 변화 대응에 필요한 추가 예산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거기에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 인구 유입에 따른 인구 구성의 다양화 등은 축제를 주관하는 연합청년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의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축제의 존폐 여부까지도 고민하게 되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고 한다. 축제 운영 조직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인원으로 매년 차별화된 프로그램의 구상에서 운영까지 전담하고 이를 통해 축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축제 현장의 어려움 이면에 축제 운영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위원회 구성 여부, 조직 형태의 실효성, 다양한 계층의 마을 주민들에게 역량에 맞는 역할 분담을 통한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지 등 운영 조직 내 점검도 필요한 실정이다.

행정은 지역축제가 이같이 다양하고 역동적인 사회 변화에 대응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데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축제에 담아낼 지역성과 지역문화를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모색해 나갈 때 지역주민이 환호하는 우리의 축제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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