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한방치료가 좋은 이유
감기에 한방치료가 좋은 이유
  • 제주일보
  • 승인 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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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 한의사

가을철 감기는 해마다 유행한다. 게다가 그 중 더러 오래 고생하는 환자들이 있기에 그 이유에 대해서 한의학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감기가 들면 증상에 대한 대증 치료 감기약을 먹고 쉬는 것이 양의학의 주된 감기 치료법이다. 더불어 급속한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해 독감 예방접종도 하고 있다. 한의사가 봤을 땐 이는 사후약방문 성격이 강하고, 환자보다는 바이러스에 관심이 집중된 편이라는 느낌이다. 치료에서 감기약과 예방접종 비중이 높은 편으로 이러한 편중은 뭔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오래가는 감기환자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약도 의사도 부족했던 선조들은 치미병(治未病)이라 하여 병나기 전에 미리 방비해두는 치료 방법을 선호했다. 그것이 건강한 삶을 보장하면서도 비용이 훨씬 덜 들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기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해서 미리 대비하는 것과, 침입 당한 뒤에 치료에 나서는 반응속도의 차이, 즉 화재시 얼마나 빨리 불을 끄기 시작하느냐에 따라 피해정도차가 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둘의 치료 가성비의 차이를 쉬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한의학이 비교우위에 있는 감기치료 포인트는 무엇일까? 일단 외부요인보다는 내부요인, 즉 바이러스 종류보다는 개인별 컨디션 관리에 포인트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內因(환자 내부요인), 外因(외부 침입요인), 不內外因(심리 특수상황 등의 기타요인)으로 분석한다. 세 가지 요인 별 경중을 헤아려 우선순위를 정해 치료하는 것이 모든 한방치료의 기본원리이다. 이들 중 요즘 감기치료에서 간과되는 것은 내인 즉 개인별 건강상태 차이이고, 무시되는 것은 불내외인 즉 자연치유능력을 좌우하는 심리상태이다.

진료실에서 임상을 하다보면 양방 감기약을 2주 이상 먹어도 차도가 없거나 한 달을 먹어도 낫지 않고서야 한의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가는 감기의 경우 내인 즉 기본적인 건강상태가 이미 좋지 않은 경우로 여름을 너무 힘들게 보내서 몸에 진액이 빠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관지가 바짝 마른 상태는 보호점막의 약화로 감기 침입이 쉬워지고, 입에 침이 말라 소화효소가 부족한 상태는 소화력을 떨어뜨려 감기를 이겨낼 영양 보급을 부실하게 만든다. 여기에 불내외인에 해당하는 인체면역력 강화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한 경우가 겸하면 가을감기가 이듬해 봄까지 가는 경우도 생긴다. 체온이 상승할수록 면역력은 증가하지만, 체력소모로 지치고, 심하게는 뇌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체온을 낮추는 해열제 투약이 양의학의 기본이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전신의 체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머리에 열은 식혀주면서 오히려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의학적 치료법은 몸통의 면역력을 향상시켜 자연치유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치료기간을 단축시킨다. 항생제와 해열제가 만들어지기 전에 동서양 공히 두꺼운 이불을 덥히고 머리에는 물수건으로 열을 식히는 모습이 감기치료의 흔한 풍경이었다. 현대에 와서 약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그렇다고 자연치유능력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약에 대한 맹신이다 .

유난히 힘든 여름을 견뎌낸 후에 그 여파로 쉬 피곤하고, 입이 마르며, 소화가 안 된지 오래 되는데, 손발이 부쩍 차다면, 감기약으로 쉽게 낫지 않는 감기가 오기 쉬운 상황이니 서둘러 한의원을 찾길 바란다. 항생제와 소염제 해열제 진해거담제는 보약이 아니어서 체력과 소화력, 자연치유 능력 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보험이 안 되는 한약이 아직은 양약보다 비싸지만, 대증치료가 아닌 근본치료로 치료기간이 짧기에 감기를 오래 앓아 생기는 손해보다는 오히려 경제적이다. 고생해서 생긴 병은 고생을 보상해줘야 되듯이, 밥을 못 먹어서 생긴 감기는 밥을 먹게 해야 낫는다. 이처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해도 변치 않는 기본은 있게 마련이다.

더 나아가 우리 고유의 것일수록 세계적이듯이 조상의 지혜를 현대화한 한의학도 k pop을 잇는 한류가 될 것이다. 제주도는 여러모로 한의학한류의 최적지라고 생각된다. 제주도민이 한의학의 가치를 알아줄수록 제주도가 한의학 한류의 메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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