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섬과 제주 섬의 미래
보라카이 섬과 제주 섬의 미래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8.10.28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6일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다시 개방됐다. 관광객 입도를 막은 지 6개월만이다.

세계적 휴양지로서 연간 200만명이 방문했던 곳이지만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환경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보라카이는 스스로 문을 걸어 잠갔다.

지난 6개월 보라카이는 오폐수를 마구 방류하던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 폐쇄 명령 등을 내리고 유명무실했던 하수처리 인프라를 갖추는 데 매달렸다. 그 사이 수많은 관광업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보라카이는 문을 다시 열었지만 환경 재정비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하루 입장객 수를 19000여 명으로 제한했고 관광객이 지켜야 할 규칙도 생겼다.

보라카이를 보며 제주의 모습이 겹쳐진다.

지난 26일 종료된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는 신화역사공원의 오수역류사태로 촉발된 개발사업과 환경문제였다.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환경도시위원회 등 상임위별 행감을 통해 신화역사공원의 인허가 과정부터 도내 전반적인 하수처리, 지하수 개발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19일 환도위는 사실상 신화역사공원에 대한 원 포인트 행감을 진행하며 원희룡 지사까지 출석시켰다.

이날 한 퇴직 공무원의 항변처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발사업이 진행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법했다는 말로는 제주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오폐수와 지하수 오염 문제를 변명할 수는 없다. 제주신화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모델을 표방했던 사업이 대규모 리조트 사업으로 변질되는 동안 행정은 적극적으로 환경문제와 사업의 타당성을 고려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행감이 새로운 제주미래를 향한 전환점이 될지, 또 한 번 놓쳐버린 기회가 될지는 도민 모두에게 과제로 남았다. 우리 제주는 보라카이처럼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는가. 어쩌면 문제를 바로잡을 재정화의 타이밍까지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