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 이대로 놔둘건가
서귀포의료원 이대로 놔둘건가
  • 한국현 기자
  • 승인 2018.10.28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병원 맞나요? 질문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산남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서귀포의료원 얘기다. 간단한 수술도 못 하는 병원. 종합병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운 민낯이다.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의사가 수술을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귀포의료원도 인정했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고현수 의원은 지난 18일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미세한 손떨림조차 허용이 안되는 수술현장에서 파킨슨병을 갖고 있는 의사가 신경을 건드리는 수술이 가능하냐. 수술에서 배제시키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은 “해당 의사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전문가고 대학교수 출신이다. 그 병을 가지고 있는 걸 알면서도 특별히 초빙했다. 인공관절 수술은 미세한 수술이 아닐뿐더러 약을 복용하고 있어 집도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고 의원은 이어 “서귀포의료원에 외과 의사가 단 한명도 없어 하루 3∼4명의 맹장염 환자가 제주시지역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고 있다. 맹장염 수술도 못 하는 병원이 종합병원이라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실제 서귀포의료원에서 복강수술을 전담하던 일반외과 전문의가 지난 8월 31일 사직했다. 그러나 대체 의사가 채용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은 간단한 맹장염 수술을 위해 제주시 병원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서귀포의료원의 아주 불편한 진실은 서귀포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한영진 의원은 “서귀포의료원에서는 현재 정신과 진료는 물론 초음파 및 위내시경 검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민들은 아프면 무조건 제주시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윤경 시장은 “의료진이 부족해 간단한 맹장수술을 위해 시민들이 제주시 병원으로 가야 하는 등 서귀포의료원에 문제가 많다. 제주대학교병원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서귀포의료원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종합병원은 진료 과목이 적어도 내과ㆍ외과ㆍ소아과ㆍ산부인과ㆍ방사선과ㆍ마취과ㆍ병리과ㆍ정신과ㆍ치과가 설치돼 있고 각 과마다 필요한 전문의를 갖춘 의료기관을 말한다. 서귀포의료원은 진료과목이 17개로 종합병원의 모양세를 갖추고 있지만 시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제는 담당 의사가 없어 간단한 맹장염 수술도 못하는 병원으로 전락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서귀포시지역에는 대형 병원도 없다. 종합병원인 서귀포의료원이 있으나 말이 ‘종합병원’이지 시민들은 동네 병원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시민들은 아프면 무조건 제주시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서귀포의료원을 믿지 못해서다.
시민들은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길 원한다. 집과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수술이 필요하면 입원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서귀포시민 대다수는 진료와 수술을 위해 제주시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서귀포시 출신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도지사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만 되면 “서귀포의료원을 전국 최고 수준의 공공의료기관으로 만들겠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찾는 종합병원으로 키우겠다”며 핏대를 올리지만 당선된 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서귀포시장도 그렇다. 행정시장이라 무슨 힘이 있겠느냐 하지만 말고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만나고, 도의원과도 머리를 맞대는 등 치열한 접근이 필요하다. 고민만 하지 말고 말이다. 시장은 폼으로 있는 게 아니다.
언제까지 서귀포시민들이 진료를 받고 수술을 하기 위해 제주시로 가야하는 불편을 겪여야 하는가. 지금처럼이면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이 감당해야 한다. 서귀포의료원,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한국현 기자  bomok@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