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4·3당시 수많은 목숨 구해낸 문형순 서장은 명예로운 경찰”
文 “4·3당시 수많은 목숨 구해낸 문형순 서장은 명예로운 경찰”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10.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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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주년 경찰의날 맞아 기념연설에서 거명…‘제주판 쉰들러’로 재조명
경찰, ‘올해의 영웅’ 선정해 흉상제작
“더이상 무리한 공권력으로 국민-경찰 피해자 되는 일 없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제주4·3당시 상부의 민간인 총살명령을 거부하고 수많은 목숨을 구해낸 문형순 성산포서장은 명예로운 경찰의 길을 비춰주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제주판 쉰들러’로 재조명 받고 있는 문형순(1897~1966) 당시 성산포경찰서장(경감)은 올 8월 경찰청이 ‘경찰영웅’으로 선정, 이날 문 대통령으로부터 경찰영웅증서와 함께 경찰영웅패를 받았다.

평안남도 안주출신인 문 서장은 일제치하 시절 만주의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國民府)에서 중앙호위대장을 맡아 항일무장투쟁 독립운동을 펼쳤으며 1929년에는 조선혁명당 중앙당부 중앙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문 서장은 4·3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9년 1월 초대 모슬포경찰서장에 임명돼 하모리 마을 주민 상당수를 구해냈고 성산포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인 1950년 8월에는 이른바 예비검속자들을 총살하라는 계엄군 명령에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고 거부하며 제주도민들의 생명을 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73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참석, “경찰의 날 기념식을 이곳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치르게 돼 참으로 뜻깊다”며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해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찰의 출범을 알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약속한다”며 “더이상 공권력의 무리한 집행으로 국민과 경찰이 함께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문 대통령은 “경찰관 한명 한명이 국민이 내민 손을 굳게 잡을 때 민주주의와 평화는 더 굳건해질 것”이라며 “국민의 경찰로 완전히 거듭나려는 경찰의 노력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치안서비스 과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아직 여성들의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안과 공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며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들을 철저히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는 끝까지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자치경찰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중앙에 집중된 경찰권을 지방으로 분권하고 지역의 특성과 지역주민의 요구에 맞는 생활안전과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경찰이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경찰관 2만명 충원계획과 함께 처우개선, 치안인프라 확충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경찰관의 제복에는 애국애민의 정신이 배어 있어 민주, 인권, 민생 경찰의 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부터 시작된 자랑스런 경찰의 길”이라며 제주4·3당시의 문형순 서장,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딸이자 독립투사로 활동하다 해방후 경찰에 투신한 안맥결 총경,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당시 신군부의 시민에 발포명령을 거부한 안병하 치안감 등을 한명씩 거론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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