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을 인성교육 산실로 만들자
평화의 섬을 인성교육 산실로 만들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15 1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지난달 중미 엘살바도르 정부로부터 초청을 받아 산체스 세렌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 교육부 장관을 만났다.

엘살바도르는 UN에 교육 원조를 받아 2011년부터 뇌교육을 도입한 나라다.

올해 현재까지 엘살바도르의 1340개 학교에서 뇌교육이 시행됐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평화로운 학교 환경이 조성됐다는 공로로 이번 방문에서 호세 시메온 까냐스(José Simeón Cañas)’라는 국가 최고상을 받았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00만의 중미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다. 인구 95%가 가톨릭과 기독교를 믿는 종교국가이지만 오랜 내전으로 국민들은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마약과 폭력으로 살인율이 세계 1위일 정도이다.

국가치안이 불안하니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은 등·하교 때 교내에 상주하는 무장경찰의 검문을 받아야 한다.

어린 학생이어도 대부분 서로 다른 갱단에 연루돼서 교내에서도 파벌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마약, 폭력, 살인이 벌어지는 무법천지의 학교생활을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무기력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뇌교육을 시행해 온 엘살바도르의 250명의 교장단 대표들은 달랐다. 그들의 희망에 찬 눈빛을 보고 기적 같은 경험담을 들으며, 뇌교육이 단순한 교육의 차원을 넘어서 인간답게 살기 위한 간절함이자 생존방법이 되고 있음을 느꼈다.

엘살바도르라는 말에 구원자라는 의미가 있는데, 그날 만난 교장선생님들이 바로 엘살바도르의 진정한 구원자였다.

뇌교육을 통해서 자존감과 삶의 가치를 찾은 학생과 교사들은 엘살바도르인이 갖고 있던 본래의 순수하고 아름다움을 발현하는 기회를 되찾았다. 그리고 그 효과가 학부모, 지역사회, 국가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뇌교육을 통해서 뇌의 선택과 창조의 힘을 알게 됐고, 이제 자신들이 바라는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2020년까지 전국 5500개 학교에 뇌교육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자는 상을 받는 자리에서 뇌교육의 엘살바도르운동으로 중미와 전 세계에 평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며 뇌교육 평화센타건립을 제안했다.

한국의 홍익철학이 담긴 뇌교육으로 건강하게 꽃피고 있는 엘살바도르의 교육현장을 보고나니, 주입식 입시 위주의 교육과 날로 심해지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한국 학생들이 더욱 안타깝다.

갱들이 점거한 엘살바도르의 학교에서 시작된 희망과 평화는 다름 아닌 인성 회복이었다.

대한민국에 인성교육진흥법이 마련된 지 벌써 3년차다. 교육부는 해마다 인성교육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지역 교육청의 시행력과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이달에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대한민국 교육현안을 논의하며 선정한 연구과제들을 보면 국가 교육정책 전반이 언급되고 있으나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은 빠져있었다.

인성은 도덕이나 윤리, 체육이나 예술, 인문소양이나 봉사활동 같은 교과목으로 배양되는 것이 아니다. 몸과 마음의 잃어버린 감각을 깨워 내면에 있는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동안 제주도교육청은 민주시민의 자질뿐만 아니라 교내폭력 예방 등 참다운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의지를 바탕으로 엘살바도르에서 검증된 인성교육을 한국 공교육의 모델로서 제주도가 선택하고 시행하기를 기대해 본다.

엘살바도르를 바꾼 뇌교육의 효과를 통해 제주도가 대한민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진정한 평화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