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이 열리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내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정문 앞에서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관함식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등 일부 집회 참여자들이 국제관함식에 참여하는 이들의 차량을 막아서자 경찰이 병력을 동원해 이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2018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시민사회 단체,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등은 이날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생명평화 백배를 진행하고 ‘제주 군사화 중단’ ‘강정마을 갈등 부추기는 재주 해군기지 철수하라’ ‘제주 군사화 선포식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집회 참여자들이 국제관함식 참여를 위해 해군기지로 들어가는 차량에 근접해 ‘국제관함식 반대’ 를 알리자 이에 경찰이 병력을 동원해 이를 제지하면서 충돌 직전의 상황까지 연출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이날 집회에 함께 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은 “우리가 총을 들었냐? 칼을 들었냐? 정당한 집회를 왜 막아서느냐”라며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정부와 똑같다”라고 항의했다.
다른 집회 참여자는 “제주 국제관함식은 축제의 장이 아니다”라며 “사람을 죽이는 행사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것은 부끄러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참여자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집회 참여자들의 강력한 반발이 계속되자 경찰은 막아섰던 병력을 철수시켰다.
이에 도로를 점거했던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어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국제 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이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관함식 반대 공동 기자회견’ 이 열렸다.
이들은 “'제주의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라는 국제관함식의 슬로건은 위선이고 거짓”이라며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노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핵 무력을 자랑하고 시위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강동균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장(전 강정마을회장)은 “청화대와 해군이 강정 마을을 또다시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으며 두 번 죽이고 있다”라며 “불법과 편법으로 점철된 해군기지 공사로 지난 11년간 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해군기지 주변을 활동가들이 에워싸는 '인간 띠 잇기'와 해상사열 반대 시위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