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트렌드가 변한다
제주관광 트렌드가 변한다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8.10.10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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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에 사는 대학 동기가 또 놀러왔다. 몇 년 전부터 해마다 서너 번씩 제주를 찾는 친구다. 지난 3월에는 퇴사하고 잠깐 여유가 생겼다며 애월읍 근처에서 한 달을 살더니 이번에는 종달리에 마음에 드는 책방을 발견했다며 그 주변으로 책방 투어를 다닌다.

문득 스무 살 방학이 떠올랐다. 친구는 제주 출신 동기 덕분에 제주를 처음 와본다며 함께 천지연폭포와 올레7코스를 걷고, 성산일출봉과 우도를 구경했다. 둘 다 운전면허가 없어 줄곧 버스만 탔는데도 이왕 온 김에 필수코스 한 바퀴 싹 돌아야 한다며 유명한 관광지란 관광지는 거의 다녔던 것 같다.

최근 도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전통 관광코스로 유명하던 주요 자연관광지 입장객 수가 지난해보다 대부분 감소했다.

천지연폭포는 지난 9월까지 입장객 수가 10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2만8300명)보다 35만명가량 대폭 줄었다. 주상절리와 정방폭포의 방문객 수도 각각 지난해보다 18만명, 12만명 감소했으며 한라산국립공원과 만장굴은 입장객이 5만명씩 줄었다. 이 밖에 성산일출봉과 천제연폭포, 산방산 등 주요 자연관광지를 찾는 발길이 일제히 줄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은 제주도가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 자리잡게 된 가장 큰 매력이지만 오로지 자연환경에만 의존하는 관광은 분명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SNS를 통해 제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무궁무진한 관광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눈으로 구경만 하는 관광은 더 이상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문학 열풍에 힘입어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박물관·미술관으로의 발길이 늘고 지역주민의 일상, 제주의 속살까지 체험하겠다며 여행객들이 한 달을 산다.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춰 기존 자연관광지들도 고민이 필요한 때다. 느끼고 체험하길 원하는 관광객들의 변화된 심리를 사로잡을 새로운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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