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에 굴복’한 결과물 성판악 갓길 주차 몸살
‘불법에 굴복’한 결과물 성판악 갓길 주차 몸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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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하더라도 5·16도로에서 교래리 방면으로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한 사려니 숲길 입구 근처도로는 불법차량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이곳을 관리하는 제주도와 제주시 등은 백방의 대책을 제시했지만, 어느 것 하나 먹혀들지 않았다. 행정이 특효 처방전으로 내세운 것은 ‘셔틀버스’ 운행이다. 그렇지만 탐방객들은 셔틀버스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자신들의 차량을 끌고 몰려들었다. 결국 견디지 못한 관리청은 도로 주변에 아예 차량을 세울 수 없도록 돌로 된 구조물을 설치해 버렸다. 사려니숲 입구 인근 도로 양쪽으로 긴 구간 차량 주차금지 구조물이 설치된 뒤 이곳에선 불법주차 차량을 찾아 볼 수 없다.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인근 도로가 불법차량들로 인한 몸살이 도지고 있다. 해묵은 병인데 여전히 대책은 먼데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한라산 탐방로를 비롯해 5·16도로 관리관청인 제주도는 여전히 씨알이 먹혀들지 않은 소리만 한다. 도로변 한줄 주차를 비롯해 셔틀버스 운행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렇지만 먹혀들리 만무하다. 본지 기자가 찾은 지난 8일 한라산국립공원 성판악 탐방로. 주차장 입구 500m 전부터 갓길은 불법주차된 차량들에게 점령당해있었다.

한라산 탐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요즘은 하루 평균 2000명의 등산객이 성판악 탐방로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들을 맞이하는 주차장은 승용차 60대와 대형차량 18대를 세울 수 있는 곳이 유일하다. 이곳은 등반이 시작되기 전 이미 만석이다. 그렇다 보니 성판악 탐방로 인근 5·16도로변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돌변한다. 그렇다고 이곳 주차장을 확장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선 이 일대 천연 숲 훼손이 불 보듯 자명하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현재 내놓은 대안은 300∼400대 규모의 외부주차장을 조성하고 셔틀버스를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이지만, 이 대책이 언제쯤 이뤄질지, ‘약발’을 낼지도 미지수다.

성판악 인근 불법주정차는 당장 탐방로 이용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5·16도로를 오고 가는 차량들을 숨바꼭질하듯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 가능성은 늘 상존한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길 이 도로를 이용하는 일반 차량 운전자들까지 곤혹스럽게 만든다. 탐방객들이 내려오는 시간대에는 한꺼번에 차량들이 몰리면서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까지 빚어진다. 이 같은 사실을 제주도가 모를 리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도 모두 꿰차고 있다. 그렇지만 시행을 미룬다. 복지부동 행정의 전형이다. 제주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차량 운전자들의 인식전환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사려니숲 입구 도로변 불법주차 해소 전례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무질서와 불법을 방치할 셈인가.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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