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방출! 침묵하는 바다가 무섭다
해양방출! 침묵하는 바다가 무섭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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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택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 정책자문위원

지난달 29일 제주 서부하수종말처리장에서 오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과거에도 제주하수처리장에서 도두해역으로 수시로 정화되지 않는 오염물이 유입되는 등 하수의 해양방출 관련 민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주도의 하수처리장은 제주시(제주시 도두동), 서부(한경면 판도리), 동부(구좌읍 월정리), 보목, 색달, 대정, 보목, 성산 등 총 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하수처리장으로 집적된 오수는 규정된 정화과정을 통해 공유수면으로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화되지 않는 오수를 배출해 처리장 주변마을 및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켜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필자는 하수처리장에서 해양으로 약 1길이의 수중의 해양방류관을 통해 공유수면에 매일 방출하는 부분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싶다.

2015년 도두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제주하수처리장은 해양생태 영향 조사 용역을 벌였고, 그 결과 해양방류관 종점부(Flap Gate)는 시설 노후 등으로 파손돼 많은 양이 유출되고 있었으며, 배출 기능을 해야 할 공기변(Diffuser Port) 부분은 해양생물 등으로 막혀 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민사회가 믿었던 하수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리기 충분한 사안이었다.

사실 문제의 근본은 해양배출에 하수 관련 행정의 해양방류 시스템이다. 지역별 하수처리장에 집적된 오수에 대해 각종 처리과정을 거친 후 바다로 배출하고 사후관리 모니터링은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해양방류관 주변 해역에 표층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러한 모니터링은 복잡한 역학구조가 존재하는 해양에서 해양방류관 주변 해역에 미치는 영항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사료된다. 결국 2016년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행정감사에서 지적됐으며 향후 개선 방안과 제주 전역의 해양배출 해역에 대한 3개년(2017~2019) 정밀조사를 도 해양수산연구원에 추진하도록 했다.

의회가 직접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 것은 해양방류관 또는 직접 유입되는 부유물은 해류를 따라 외해 쪽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제주연안으로 향하는 흐름이 우세한 지역은 연안 해역에 퇴적될 수 있으며 지속될 경우 어업인들이 어획하는 유용 수산자원의 생산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제주경제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해양수산연구원에서 해양방류관 주변 해역을 정밀 조사하는 과정에서 1차 연도 결과는 해양방류관 주변 해역의 오염물질의 퇴적이 다른 해역보다 높아 생물 서식밀도가 낮고 생체량 감소가 우세하다고 나타났다. 그리고 2차 연도에는 대장균 수가 1600/100로 해역 환경 기준의 1.6배를 초과한 것도 매우 우려스러운 결과라고 판단된다. 물론 3차 연도인 2019년까지 조사를 해 종합적인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원인 유발 기관인 제주도 하수 관련 행정부서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해양방출에 대한 해양환경 조사와 기준, 횟수 등 사후조사에 대한 매뉴얼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의 단순 표층해수 채취로 인한 분석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복잡한 역학관계가 있는 해양은 해양수산 전문 기관이나 도 연구원에서 정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난 2~3일 원회룡 지사는 하수처리종합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하수처리공정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지시했다고 한다. 30년만의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시도한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비상대응체계가 도지사의 목소리에 의해 진행되는 모양새가 매우 씁쓸하다. 수년간 의회나 지역주민과 어민들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는지 되묻고 싶다.

침묵하는 제주바다가 신음소리를 낼 때면 이미 회복불능 상태가 될 지 모른다. 생명력을 잃어버린 제주연안은 도민 삶의 질과 제주경제 생태계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제주바다의 침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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