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끝! 또 다른 인도를 만나다
화려함의 끝! 또 다른 인도를 만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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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시아 문명의 원천 신들의 나라 인도를 걷다
(54)삶의 원초적 모습을 지닌 남인도를 찾아서(13)-자간모한 궁전
남인도 최대의 궁전이라는 자간모한(Jaganmohan)은 이번 여행길에서 처음으로 만난 화려한 궁전이다. 과거 왕실의 휴양지로 쓰이다가 1915년부터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본래 궁전이었던 터라 미술관 규모가 엄창나 감탄을 자아낸다.
남인도 최대의 궁전이라는 자간모한(Jaganmohan)은 이번 여행길에서 처음으로 만난 화려한 궁전이다. 과거 왕실의 휴양지로 쓰이다가 1915년부터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본래 궁전이었던 터라 미술관 규모가 엄창나 감탄을 자아낸다.

남인도를 여행하며 처음으로 화려한 궁전을 찾았습니다. 남인도 최대의 궁전이라는 자간모한(Jaganmohan). 입구부터 화려하고 건축양식도 조금은 현대적이란 느낌을 주는데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 있어 상상했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아마도 여태껏 찾았던 사원과 궁전들은 허물어지고 파괴돼 아련한 흔적만 남아 먼 옛날의 신비감을 느낄 수 있었던데 반해 이 자간모한 궁전은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자간모한 궁전 전경. 인도의 여타 건축물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자간모한 궁전 전경. 인도의 여타 건축물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 궁전은 1861년 크리슈라자와 디야르 3세에 의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왕실의 휴양지로 사용되다가 화재로 불 탄 마이소르 궁전을 재건하는 동안 왕족이 잠시 거주했던 곳이랍니다.

마이소르 궁전이 복구된 1915년부터는 미술관으로 사용됐고 지금은 ‘스리 자야차마라젠드라 아트 갤러리(Sri Jaya chamarajendra Art Gallery)’라 하는데 그 이름이 너무 길어 현지에서는 자간모한 궁전이라 부른답니다.

궁전 입구 위로 세워진 탑. 비슈누 신의 다양한 모습이 조각돼 있다.
궁전 입구 위로 세워진 탑. 비슈누 신의 다양한 모습이 조각돼 있다.

과거 왕실의 공회당으로 사용했던 건물을 현재는 박물관으로 개조했다고 설명하네요. 전시품 중 왕실이 수집한 일본 민화와 중국 자기, 유럽풍 수제 벽시계와 자명종 등 관심을 가져 볼만한 것이 있으니 잘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내 안에서 사진 촬영은 안 된다고 하는군요.

이 궁전에 들어서기 전에 옆에 위치한 궁전 아트 갤러리를 먼저 들렸는데 귀중한 작품들과 옛 왕들의 유물이 많이 전시돼 있으나 디스플레이나 조명 등이 너무 허술해 제대로 관람하기 어려웠습니다. 수많은 유물들과 미술품들을 마치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유물이 넘쳐나는 나라 인도. 어디를 가나 선조들이 세운 건축물과 조각들이 널려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북적거리는 입구를 들어서자 한편에 비슈누(Visnu) 신의 10가지 화신이 새겨진 옛 정문이 화려합니다. 70일 만에 완성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는데 마치 어느 사원의 고푸람(Gopuram·탑문)처럼 건축돼 있고 그 안에 비슈누 신의 여러 모습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넓은 정원 가운데 왕궁이 자리했는데 ‘우선 외곽을 먼저 둘러보고 나서 안을 봐야지’라고 생각해 바쁜 걸음으로 돌아다녔습니다.

궁전 내부 모습. 형형색색 기둥이 눈길을 끈다.
궁전 내부 모습. 형형색색 기둥이 눈길을 끈다.

궁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줄을 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즐비하게 늘어선 화려한 색채의 기둥들이 눈길을 끕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거대한 건축물임을 느낄 수 있네요.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데 일부 외국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 금지라는데 관리인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네요. 기회다 싶어 얼른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조용히 한 두 컷 찍는 정도는 눈 감아 주는 모양인지 아무튼 궁전 내부 중 일부는 사진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곳에서까지 카메라를 든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곳 갤러리에 전시된 2000여 점의 작품들은 마이소르와 무굴, 산티니케탄 등 여러 양식이 총 망라된 것들이라고 합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작품은 인도 미술계의 거장 라자 라비 바르마(Raja Ravi Varma)의 ‘희망의 빛’이라고 하네요. 그 작품을 보기 위해 2층 회화전시실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회화전시실에는 인도 근현대를 풍미한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절대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군요. 아쉽지만 눈에만 담아 가야하겠네요.

궁전 밖에 놓여 있는 대포들.
궁전 밖에 놓여 있는 대포들.

본래 궁전이었던 터라 미술관 규모가 엄청나 감탄을 자아냅니다. 작품들의 크기도 놀랍네요. 앞서 들은 설명대로 여러 작품들 중 역시 라자 라비 바르마의 작품이 전시장을 압도하는 듯합니다. 그는 일생에 걸쳐 사리(Sari)를 입은 인도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고 합니다. 마침 일행 중 인도미술을 전공한 분이 있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줍니다.

이곳 자간모한 궁전에서 또 다른 인도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다시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사원의 도시’라 불리는 마두라이로 떠납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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