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故 문형순 모슬포·성산포경찰서장 등 과거 독립운동을 한 경찰관 5명의 독립유공자 심사를 국가보훈처에 요청했다고 3일 밝혔다.
문 전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 출생으로 1919년 3ㆍ1운동 이후 만주로 망명해 만주 한인사회의 준자치정부인 국민부의 중앙 호위대장을 맡아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문 전 서장은 광복 이후 1947년 7월 경찰로 제주에 부임해 제주경찰서 기동대장, 한림지서장과 모슬포경찰서장,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냈다.
1948년 12월 당시 모슬포경찰서장으로 재임하던 문 전 서장은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잭을 검거해 관련자 100여 명의 명단을 압수해 이들이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자수를 권유했다. 이에 조남수 목사와 김남원 민보단장 등 관련자들이 자수하자 이들을 전원 훈방했다.
1949년 11월 성산포경찰서장을 부임한 문 전 서장은 6ㆍ25전쟁이 발발한 이후인 1950년 8월 ‘예비검속자를 총살하라’는 계엄군 명령을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며 거부하고 221명을 풀어주기도 했다.
문형근 서장은 이 같은 선행을 인정받아 강계봉씨, 김익렬 장군, ‘몰라 구장’으로 불렸던 김성홍씨, 서청단원 고희준씨, 장성순 경사, 외도지서 ‘방(方)’경사와 함께 양민 학살을 막은 의로운 사람들로 제주4·3평화공원에 전시돼 있기도 하다.
경찰청은 지난달 23일 문형순 전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최근 발견한 인사 기록과 신흥무관학교 졸업생 명부 등 입증자료를 보훈처에 보내 독립유공 재심사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이에 더해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 경찰관 안맥결 전 서울여자경찰서장, 양한나 전 수도여자경찰서장, 이양전 전 부사여자경찰서장 등 여성 경찰관 3명의 독립운동가 서훈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또 1937년 흥사단 산하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채포돼 안창호·조병옥 등과 복역한 최능진 전 경무부 수사국장에 대한 독립유공자 심사를 요청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