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에 시원한 바람 ‘상쾌’ ‘새로운 경험·추억, 매우 소중’ 깨달아
아름다운 풍경에 시원한 바람 ‘상쾌’ ‘새로운 경험·추억, 매우 소중’ 깨달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9.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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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광양초) 명예기자 - 올레길 1코스 탐방기
올레길 1코스의 아름다운 풍경.
올레길 1코스의 아름다운 풍경.

오늘 올레길 1코스를 걸었다. 버스를 탈 때부터 내 마음은 두근두근 거리고 아주 설레었다. 버스를 다 타고 드디어 도착했다. 모둠 하나하나끼리 따로 출발하였다. 우린 맨 꼴등으로 출발하였다. 처음 올레길을 한 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즐거웠다.

산을 반 쯤 올라갔을 때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바로 풍경 사진을 찍고, 계속 올라갈 때마다 찍었다. 빨리 엄마, 아빠에게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올라갔는데 경사가 아주 높은 길이 있었다. 너무 힘들었다.

그렇지만 끝까지 걸어갔다. 정상에 다 왔을 때 너무 시원하고 기분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복숭아 맛 물을 한 모금 쭉 들이켰다. 그 물 한 모금은 아주 아주 맛있고 나에게 상을 주는 느낌이었다. 그 물을 다 마시고 시원한 팥빙수 같은 바람을 느끼기도 했고 마시기도 했다. 그 시원한 바람을 계속 느끼고 싶었는데 정상에서 내려가야 한다고 해서 아쉬움을 멀리 하고 발길을 돌렸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용가리 쌤말처럼 다리가 후덜덜 거리면서 다리가 자꾸 풀어졌다. 난 후덜덜 거리면서 산을 다 내려왔다. 내려올 때 소똥 같기도 한 진흙을 밟아야 했다. 나의 하얀 운동화가 소똥 운동화로 변해가고 있었다. 기분이 나빠져 물티슈로 운동화를 닦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떠올라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친구들이 장난을 쳐서 어제 새로 산 바지에 진흙까지 묻어 짜증이 났다.

산에서내려온 후 종달초등학교까지 갔다. 시소랑 트램펄린, 그네, 철봉이 있었다. 친구들과 시소를 타다가 돌아갈 시간이 됐다고 해서 버스 탈 준비를 했다. 버스에서는 오늘 내가 뭘 했는지 생생히 기억이 나고 힘들고 졸렸다. 버스에서 오늘의 하루를 생각했다. 시원한 바람을 많이 마시고 짜증나고 졸리고 뿌듯하고.

오늘 참 여러 기분을 느꼈다. 많은 경험도 해보고, 사진도 찍고, 친구들과 티격태격 거리고, 아주 재밌고 다양한 추억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래서 추억은 살 수 없어서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추억은 여러 것을 느끼고, 감상하고, 기억하고, 돈으로 살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보물이라고 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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