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으로 내린 비가 지하수로 흘러들어가는 곳인 ‘숨골’ 옆으로 시멘트 블록공장 야적장이 확장되면서 환경 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12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시멘트 블록 공장. 1만여 ㎡의 공장 북쪽으로 1만5000여 ㎡ 규모의 야적장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문제는 이 공장 북쪽에 맞닿은 밭에 지하수 ‘숨골’이 있다는 것.
야적장이 예정대로 들어설 경우 지하수가 오염될 우려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 확장 공사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지하수 숨골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지하수 오염 우려가 크지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이 문제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며 “이 같은 사례가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 진행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맹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영철 대표는 “이 시멘트 블록 공장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가 인근 비닐하우스 지붕과 밭작물에 내려앉아 농민들이 이미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심각한 상황에도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GIS(지리정보시스템)으로 숨골 유무를 확인하긴 하지만 GIS에 등록되지 않은 숨골을 찾아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