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Insight)과 아시안게임
통찰력(Insight)과 아시안게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9.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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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호.시인/전 중등교장/칼럼니스트

선생님, 인사이트(Insight)가 뭡니까?”

고등학교 영어 수업시간, 어느 학생이 물어왔다. 영한사전은 통찰력(洞察力)’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국어사전은 통찰력(洞察力)’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이라고 낱말풀이 하고 있다.

 

영어교과서는 의식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잠재의식이 떠맡아 있다가 어느 순간에 문제 해결의 방법을 의식에게로 알려주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이를테면 어떤 수학문제를 풀어가는데 어느 단계에 이르러서는 전혀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 봐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다. 그냥 놔둘 수밖에. 그런데 그 다음 날 문득 풀이과정이 떠오르며 쉽게 이해가 된다. 의식적으로 그 문제를 골똘히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풀이과정이 떠오르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잠재의식이 문제를 떠맡아 있다가 해결방법을 의식에게로 떠올려 주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현상을 인사이트(Insight·통찰력)라고 영어교과서는 말하고 있다. 시험답안지를 제출하고 나서야 정답이 떠오르는 상황을 누구든지 체험해 봤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적단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문제를 풀어보려는 과정 없이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일은 생겨나지 않는다. ·복습 전혀 없는 학생의 잠재의식은 문제해결의 짐을 떠맡지 않고 있으니, 당연히 해결방안을 의식에게로 내던져 주는 일도 없다.

 

광복절에 이은 아시안게임, 필자의 잠재의식은 무슨 짐을 떠맡고 있었는지 난리가 터졌다. 의식을 일깨우려고 계속 부글거리고 있었다. 남녀혼성 유도단체전에서는 분명히 점수로 한국이 이겼는데에도, 일본이 이긴 것으로 판정이 내려졌다. 그렇게 큰 대회에서 한국팀이 퇴장 않고 경기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경우는 예전에 없었다.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나의 잠재의식은 이미 열두 번째 선수가 되어 그라운드를 뛰고 있었다.

 

일본의 잠재의식은 어떤 모습일까?

반성은커녕, 한국은 그들의 식민지였다는 썩은 생각이 물컥물컥 떠오를 것이다. ‘국화와 칼처럼, 그들의 의식은 겉으로는 국화처럼 하이! 하이!’ 끄덕이며, 잠재의식은 칼을 숨기고 있다. 어느 순간, 칼이 떠오르는 것이 그들의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너희들에게만은 이겨야한다.’ 드디어 모든 한국선수들의 잠재의식이 연장전에서 거푸 두 골을 냈다. 한 골을 되돌려 준 후, 경기장 밖으로 나오며 한국의 잠재의식은 다시 외쳐댄다. ‘일본아! 수없이 말해왔잖아! 지난 일을 잘 꿰뚫어 보며(洞察), 용인(容認)의 용기(勇氣)를 내라고 했잖아!’ 한국의 잠재의식은 일본의 의식에게 잠에서 깨어나라고 애써 흔들고 있었다.

 

불행히도, 일본인들은 용인(容認)을 모른다. ‘정직이 최상의 정책에서, 정직이란 용인의 용기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이다. 심리치료에서도 인사이트를 환자가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자신의 심적상태를 알게 되는 일이라고 한다. ‘위안부관련하여, 일본인들에게는 그들의 심적상태를 알게 되는 일을 기대하기 어렵다. 심리학은 또한 인사이트를 자신의 적응태도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하여 적응방식을 변화시키는 심리요법이라 한다. 환자가 자기자신을 깨달아 스스로 생활태도를 바꿔가야 함을 말한다. 그들은 영구히 치료불능의 제국병 환자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어느 부인이 바람난 것을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은 그녀의 남편뿐이다(일본속담).

지구촌 모든 나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있음을 모르는 나라는 일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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